한미약품의 경영권을 놓고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모녀 측과 형제 측의 다툼이 주말까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송영숙·임주현 모녀와 임종윤·임종훈 형제를 제외하고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있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하겠다고 선언하면서부터다.

신 회장은 언론을 통해 그동안의 한미약품 경영과 관련한 쓴소리와 함께 형제 측을 지지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23일 공식 입장문을 내 형제의 편에 선다고 확인했다. 형제들은 회사 발전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고, 한미사이언스 측은 신 회장에게 사과하는 한편 주주들을 향해 통합의 정당성을 피력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 및 고교 후배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15%를 보유하고 있다.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지분율 28.42%에 신 회장 지분을 더하면 장·차남 측 지분율은 40.57%이다. 송 회장 모녀 측 지분율은 35%인데, 그나마 가현문화재단(4.9%)과 임성기재단(3%) 지분을 포함한 기준이다. 신 회장은 이 두 재단의 지분을 의결권에 사용하려 하는 것에 대해서도 입장문을 통해 비판했다.

신 회장은 “상속세와 주식담보대출 등 대주주들이 개인적 사유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면서 기업과 주주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판단했다”며 “현 경영진이 주도적으로 경영해온 기간에 회사의 연구개발이 지연되고, 핵심 인력들이 회사를 떠나며 주가도 상당한 하락을 경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해 회사를 안정시켜 달라”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신 회장의 입장 표명 후 “한미그룹은 이래로 나아가야 합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OCI와의 통합 과정에서 대주주 중 한 명인 신 회장에게 관련 내용을 충분히 설명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했다. 하지만 현재 한미가 겪고 있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그리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OCI와의 통합이 최선이라며 주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24일에는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한미정밀화학 임직원 약 3000명의 모임인 ‘한미 사우회’가 보유 주식 23만여 주에 대해 이번 주주총회에 ‘통합 찬성’으로 결의한다고 발표했다. 한미 사우회는 “대주주 신동국 회장의 선택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미가 과거가 아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도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또 “한미그룹 구성원들은 현 경영진을 압도적으로 신뢰하고 지지하며, 이번 주주총회를 통해 한미가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같은 날 저녁 한미사이언스 측은 임주현 사장의 입장문을 배포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안건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하고, 오빠와 동생에게 비판과 주문을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특히 임종윤 사장에 대해 3년간 지분 보호예수를 약속할 것, 상속세 잔여분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과 자금 출처를 밝힐 것, 266억 원의 대여금을 즉시 상환할 것, ‘1조 원 투자 유치’에 대해 최소한의 구체적 방안을 제시할 것, 현재의 채무 상황을 주주들 앞에 투명하게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주총에서 OCI와의 통합이 마무리되면 첫번째 이사회에서 어머니와 이우현 회장은 1차적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자사주 취득 및 소각을 포함하는 보다 획기적이고 적극적인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중장기 주주환원 정책을 안건으로 올려 논의할 것을 약속하며, 이후로도 주주가치 제고를 제1의 경영원칙으로 삼을 것을 다짐한다고 밝혔다.

양 측의 지분 대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소액주주 등 기타주주(16.77%)와 국민연금(7.66%) 등이 어떤 선택을 할 지 28일 주주총회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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