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이 이번에는 주주총회 개최 장소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OCI그룹과 통합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가족들이 주주총회 장소가 서울이 아닌 경기도 화성시 정남면 라비돌호텔로 공지되자 이를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동생인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는 13일 SNS에 입장문을 내고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가 서울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곳에서 개최되는 저의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2003년 이후 줄곧 서울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주총을 열어왔다"며 "낯설디 낯선 제3의 장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몹시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의 주총 장소와는 사뭇 다른, 접근성이 먼 곳으로 여러 주주분들을 불편한 걸음으로 모시게 돼 송구하다"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오는 27일과 28일 오전 9시 열리는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의 정기 주주총회 장소로 한미약품 공장이 있는 경기도 화성시 팔탄 인근인 라비돌호텔로 정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이에 대해 이번 주총은 표 대결이 예정되어 있으므로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며, 상법과 한미사이언스 정관에 따르면 ‘주주총회는 본점 소재지 또는 그 인접지역에서 개최한다”고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은 특별한 경영상황 관련 이슈가 없었으므로 주주들의 편의를 위해 본점 소재지가 아닌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진행했다는 것이다.

그룹은 본점인 경기도 화성시 팔탄공장 내에서 주총을 개최할 수 없었던 이유는 시설 오염, 장시간 주총으로 인한 임직원 공장 임직원 식사 곤란, 수용 공간 부족 등의 이유였음을 밝히고, 임종윤·임종훈 사장의 문제제기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이번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는 임주현 실장 측 이사 후보 6인과 임종윤 사장 측 이사 후보 5인이 표 대결을 벌여 이사를 선임하게 된다. 다득표 순으로 최대 6인까지 선임한다.

한미사이언스 측 후보는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1인, 사외이사 3인이다. 사내이사 후보 2인은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과 이우현 OCI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이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는 최인영 한미약품 R&D센터장, 사외이사 3인은 회계사 출신 박경진 명지대 교수, 신세계그룹 전략실 기획팀 출신 서정모 모나스랩 대표, 김하일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학과장 등이다.

임종윤 사장 측은 사내이사 2인, 기타비상무이사 2인, 사외이사 1인을 후보로 추천했다. 사내이사 후보 2인은 임종윤·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다. 기타비상무이사 후보 2인은 권규찬 디엑스브이엑스 대표이사와 배보경 고려대 교수이며, 사외이사 후보는 사봉관 변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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