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에선 뇌수술전 필수검사법으로 각광

뇌종양 등 각종 뇌질환 치료를 위한 수술시 중요 기능이 손상되어 수술 후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 최첨단 검사장비가 국내에 첫 선을 보였다.

서울대병원은 최근 감각 운동 청각 시각 기억 언어 인지 등의 뇌 기능이 뇌의 어디에서 발생하는지 정확하게 찾아냄으로써, 선진 외국에서는 뇌수술전 필수검사법으로 각광받고 있는 MEG(magnetoencephalography, 腦磁道)를 도입, 운영한다고 11일 밝혔다.

지난 1980년대 중반 개발된 MEG는 1990년대 중반 들어 미국 유럽 일본 둥에서 상용화되기 시작했는데, 일본의 경우 현재 30여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서울대병원에 들어온 장비는 핀란드의 엘렉타 뉴로맥(Elekta Neuromag)社 제품으로, 뇌기능영상과 뇌파를 동시에 측정할 수 있다. 가격은 20억원 상당.

최근 10여년간 뇌기능영상 분야의 괄목할만한 발전으로 "뇌기능매핑"(Human Brain Mapping)이라는 분야가 탄생, 정상인에서는 정서, 의식, 사회적 판단을 위한 뇌영역을 해석하게 되었고, 질병이 있는 환자에서는 뇌기능이 정상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는 단계에까지 발전했다.

이같은 성과는 PET(양성자단층촬영)과 fMRI(기능적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한 연구결과로, PET로는 시각, 청각 또는 시청각과 같은 단순 지각과 관련된 뇌 부위를 찾아낼 수 있고, fMRI로는 한가지 뇌기능 작동 이벤트(예: 우측 손 운동)와 관련된 뇌부위를 영상화 할 수 있다.

이들 검사는 1~5mm 정도의 매우 작은 부위도 영상화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적 해상력은 뛰어나다. 그러나, 뇌신경세포의 활동시간은 1/1000초 보다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데 반해, 전기적 활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하지 못하고 수초에서 수분 동안에 발생하는 뇌활동을 정지된 한 장의 사진으로밖에 얻지 못하는 시간적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보고자 하는 (피질)영역 이외에도 스캔시간 동안 활동한 모든 신경영역이 그림에 나오게 되어 복잡한 해석과정을 거쳐야 하며, 신경의 활동경로를 알기 어려웠다. 이외에도 fMRI의 경우 검사시간이 30분 정도로 길어 피검자가 장시간 자기장에 노출되는 등의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이같은 기존 검사들의 단점을 보완한 MEG는 뇌신경의 전기적 활동을 실시간으로 기록해 고해상도의 동영상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기장으로 인한 문제도 없는 등의 장점이 있다.

MEG의 원리는 다음과 같다.

신경이 활성화되어 전류가 흐르면 그 주위로 자기장이 형성된다. MEG 센서는 머리를 둘러싸고 있는 코일들의 집합체로서, 머리 속 신경에서 발생하는 전류에 의한 자기장을 검출해낸다. 머리에서 발생하는 자기장은 주변 전자제품이나 전력선, 지구자기에 비해 극도로 미세하기 때문에 자기 차폐실 안에서 측정이 이루어진다. 또한 액체 헬륨으로 센서 코일을 초전도 상태로 유지해 고감도로 신호를 측정한다.

따라서 MEG는 뇌수술 시 감각, 운동, 청각, 시각 피질의 뇌기능매핑에 사용해 뇌수술을 한차원 발전시킬 수 있으며, 특히 간질환자의 경우 발작을 일으키는 병소의 위치를 판단할 수 있어 수술에 중요한 도움을 줄 수 있다.

MEG의 도입으로 우리나라에도 본격적인 뇌기능영상시대가 도래했다는 신경외과 정천기 교수는 "뇌종양, 간질 등의 신경외과 수술과 감마나이프 등의 방사선 수술에 이용해 보다 향상되고 안전한 수술에 도움을 줄 것" 이라며 " 특히 기존의 뇌기능영상 검사들과 서로 보완하면 환자진료 및 신경과학 연구 분야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검사비용은 50만원-3백만원이며, 사전준비까지 포함해 한명 검사에 30분에서 1시간이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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