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8일 심사평가원은 2010년 4분기 진료, 구조부분을 대상으로 적정성 평가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평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우리병원이 몇 등급인지, 전국에서 각 등급이 몇 %인지, 또한 구조, 진료 모두 하위 20%에 포함되는 기관이 어디인지가 관심의 초점이 됐다.

언론 역시 각 지역별로 1등급이 어디가 많은지 5등급이 어디가 많은지, 요양병원이 아직까지 의료기관간에 차이가 여전히 심각하다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뭔가 석연치 않고 문제점으로 지적될 만한 사항들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대한요양병원협회는 자체 분석결과를 통해 심평원의 이번 적정성 평가결과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먼저 평가기준의 객관성을 문제 삼았다.
 

심평원은 지난 2009년 평가결과를 발표한 작년의 경우 1등급 기관의 커트라인은 70점이었는데 반해 올해는 80점으로 10점이나 올려 발표했다.

심평원은 그러나 평가기준을 상향한 것에 대해 왜 그런 상향이 필요한지, 상향되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명확히 밝혀 국민들과 요양병원들로 하여금 오해가 없도록 설명했어야 하지만 이번 자료에는 그 어디에도 전혀 그러한 부연설명은 찾아 볼 수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올해로 3년째로 접어든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는 매년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도 문제 삼았다.

1차년도의 경우 구조와 과정이 모두 상위 50%에 해당하는 기관을 1등급으로 정하였다가 2차년도 부터는 100점 만점으로 환산하여 70점을 기준으로 1등급을 정했다.

그런데 이번 3차 년도인 올해 1등급 기준이 80점으로 상향됐다.

왜 이렇게 상향되어야 하는지 평가기관인 심평원은 이에 대한 설명은 없고 평가를 받는 요양병원도 알 길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마디로 들쑥날쑥 자신들의 편한 잣대로 기준을 만들었다는 이야기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심사기준과 관련 심평원은 지난해 0점에서 4점을 부여해서 지표별 가중치를 곱한 후 다시 나누기 4로 표준화했지만 올해는 1점에서 5점을 기준으로 지표별 가중치를 곱한 후 다시 나누기 5로 표준화 한 차이에서 오는 미묘한 점수 상승은 자연적으로 요양병원의 평균점수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이를 인정할 수 있지만 요양병원협회가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 점수도 5점 미만이라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도 협회 측은 어떻게 해서 10점이나 등급의 기준이 상향되는 것에 대해 설명할 수가 없다고 비판하고 있다.

요양병원이 작년에 비해 올해 많은 부분에서 노력한 결과 점수가 상승됐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1등급 기준이 상향됨으로 인해 그 같은 노력의 결과가 제대로 반영되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어 각 지표에서 지표 값 구간별로 표준화한 것에 대한 부연설명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구조부문의 지표를 점수화하는 기준은 그 형태가 비율, 비, 유무 등으로 다양하므로 지표 값을 표준화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표준화하는 방식에는 백분위 순위로 구간을 나누어 점수를 부여하는 방법과 지표별 각 구간의 값을 정하여 구간에 따라 값을 달리 부여하는 방식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즉 병실의 병상 당 적정 면적 충족률(%)의 경우 상위 몇 %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상위 20%에 해당하는 경우는 5점, 상위 40%에 해당하는 경우는 4점을 부여하는 방식인데 반해, 의사 1인 당 환자수의 경우 자체적으로 기준을 정해 기준에 맞는 점수를 부여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럴 경우 당연히 평가결과를 공개할 때 각각의 지표구간 값을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올바른 평가라면 그러한 구간 값들을 공개하고 추후에 있을 평가에도 기준을 제시해서 요양병원들이 노력을 해야 할 목표 값을 정해주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주장이다.

시험범위나 채점기준도 알려주지 않고 평가 한 다음에 나중에 그 기준을 정하고 등급을 정해서 발표하는 것이 과연 적정성평가의 근본취지에 맞는지 돌아보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따라서 이렇게 기준을 정하지 않을 경우 평가는 평가대로 채점은 채점대로 분리되어 요양병원들이 노력하고 서비스 질을 향상시키려 해도 기준을 몰라 눈감고 헤엄치는 꼴이 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평가가 진행되어도 어쩔 수 없이 상위기관과 하위기관의 기관 간 수준차이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반복된다는 주장이다.

구조, 진료부문별 평가의 한계점도 문제 삼고 있다.

구조부문의 지표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유무를 따지거나 설치율을 값으로 보기 때문에 유로 체크된 기관이 많을수록 그 지표 에서 5점 점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의 수는 늘어난다. 모든 기관이 구비를 하게 되면 그 항목에서 모든 기관이 5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노력의 결과가 이번 평가에 반영되어 구조부문의 점수가 상당히 상향되었던 것이고 그에 반해 진료과정, 결과부분은 모든 지표가 백분위 순위를 표준화 점수로 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즉 상위 1%에 해당하게 되면 99점을 받게 되고 상위 20%에 해당하면 80점을 받는 식으로 점수가 정해지므로 아무리 요양병원이 노력한다고 해도 결국 전국평균값은 변화가 있을 수 없다는 숫자상의 오류를 범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협회는 요양병원이 구조부문은 많이 개선되었으나 진료부분은 아직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것은 결국 평가방식의 모순을 그대로 드러내는 지적이라고 밝혔다.

따라서 협회는 향후 적정성 평가에서는 이런 모순점들이 개선되어 요양병원들이 올바른 기준을 가지고 모두가 함께 노력해서 노인의료의 발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평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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