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 있는 죽음’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호스피스 의료기관이 늘고 있지만, 환자의 증가에 비해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해 의료서비스의 질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호스피스란, 말기 암환자와 같이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보다는 남은 기간 동안 덜 고통 받고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통증관리와 정서적 도움을 제공받는 것으로, 한 마디로 ‘죽음에 대한 케어’를 제공하는 의료서비스이다.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공성진 의원(한나라당·강남을)에게 제출한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지난 4년간 호스피스 의료 이용자수는 한 병원 당 2006년 120명에서 2009년 174명(45%)으로 증가했으나, 담당 의사 수는 평균 3.1명에서 2.8명(11%)으로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으로 의사 1인당 담당환자는 39명에서 62명(59%), 간호사 1인당 담당환자는 12명에서 19명(58%)으로 크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성진 의원은 “호스피스?완화의료 사업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환자가 충분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국가가 어느 정도의 비용을 부담하는가에 달려있는데 우리나라는 호스피스 사업 지원에 인색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09년 호스피스 지정병원 지원예산 13억 중 한 병원 당 가용액이 평균 3천 8백만 원으로, 전년도 예산에 비해 500만원 줄어든 것으로 조사되었다.

지난 7월 14일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에서 OECD 30개국을 포함한 세계 182개국을 대상으로 ‘죽음의 질’을 조사 결과, 전체 182개 나라 중 상위권 대부분이 영국, 호주, 미국, 일본 등의 선진국들로,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32위로 경제력에 비해 ‘죽음’에 대한 의료서비스는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1위를 차지한 영국과 같은 경우 이미 지난1991년부터 정부 주도로 호스피스 완화서비스 국가위원회(National Council for Hospice and Specialist Palliative Care)를 설립하여, ▲호스피스 가정간호, ▲호스피스 데이케어를 조직적이고 체계적으로 하고 있으며 ▲정보 교류로 인한 호스피스 연계방안 또한 활성화되어 있다.


또한 2000년 국가 암관리 목표(『NHS Cancer Plan』)를 수립하면서 지역사회에서의 암 관련 서비스 확충과 완화의료 서비스의 향상을 포함시켜 호스피스완화의료에 중점을 두고, 2004년까지 매년 5천만파운드(약 922억원)을 투자하여 호스피스 완화의료에 대한 접근도 향상을 중점사업 중 하나로 삼고 있다.

그에 비해 우리나라의 경우 호스피스 헬스케어 기초환경이 20위로, 28위였던 영국보다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케어의 질(일반의 인식도, 훈련 가용성, 진통제 사용의 용이성, 의사-환자간 투명성 등) 29위, 가용성 30위, 비용 35위로 좋은 기초환경에도 불구하고 환자에 대한 의료서비스 접근성이 현격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성진 의원은 “경제발전과 함께 생활수준도 높아졌지만 죽음의 질적 수준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하며, “삶의 문제만큼 죽음에 대해서도 편안하고 안정되게 맞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 의원은 또 “호스피스 기관의 수적 증가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전문 의료진이 늘어나도록 호스피스 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의료진의 적극적인 참여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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