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재영 교수

기관지 천식 치료목표는 ‘완치’가 아니다. 일상생활을 하기에 충분한 ‘조절’을 이루는 것이 그 목적이라는 점에서 다른 질환과 차이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장기적인, 일상생활에 부작용 없는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국내 천식치료의 수준은 어떠할까. 천식치료 지침에 따른 흡입스테로이드와 지속성 베타항진제 등 약물 치료로 상당수의 환자에서 기관지 천식 조절이 잘 되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로 증상조절이 안 되는 환자들도 상당수다. 이들은 경구스테로이드를 오랫동안 사용하다보니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인한 다양한 합병증을 호소하고 있다. 또 천식의 잦은 악화와 심한 증상으로 인한 고통에 시달리고 심지어는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이들에게는, 또 점점 난치성이 많아지고 있는 미래 천식환자들에게는 새롭고 획기적인 치료방법이 정말 절실한 상황이다.

9일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8회 한림-컬럼비아-코넬-뉴욕프레스비테리안 심포지엄’에서 한림대학교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재영 교수는‘면역학적 천식치료’ 주제를 통해 새로운 천식치료 방법들이 무엇이 있는지, 현황은 어떠한지에 대한 전망을 내놓는다.

■난치성 환자에 새 치료법 필요

‘천식이 조절되고 있다’는 것은 천식증상이 거의, 혹은 전혀 없게 하고 신체활동 제한이 없어야 하며, 천식증상의 급성악화는 아예 없거나 아주 드물게 나타나는 정도까지만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천식알레르기협회가 국내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5%의 환자가 천식치료가 비교적 잘되고 있다고 답했으나 실제 천식조절질문지(ACQ:Asthma control Questionnaire)를 사용한 조사결과를 보면 불과 20%만의 환자만이 조절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유럽과 북미에서 시행한 연구결과(the INSPIRE study: 2004년 유럽과 북미의 11개국에서 3415명의 흡입스테로이드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는 천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74%의 환자는 매일 호흡곤란으로 증상완화제를 사용해야 했고, 51%는 천식조절이 되지 않고 있었다.

이에 한림대학교강동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재영 교수는 “실제로 꾸준히 혹은 자주 경구스테로이드를 사용해야만 천식이 조절되던지, 아니면 이러한 약물로도 조절이 되지 않는 천식 환자가 일반적 통념보다 많다”며 “이는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치료방법을 모두 동원해도 조절되지 않는 환자가 적지 않기 때문이고, 천식치료에 효과적인 새 치료법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GOAL연구(천식 조절이 잘되는 지에 대한 연구로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44개국 3421명의 천식환자를 대상으로 시행됨)에서도 경구 스테로이드나 데오필린,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등 약물을 통해 조절 가능하지 못했던 난치성 중증천식환자가 10%에 달하고 있었다.

■ 면역학적 치료 연구 활기

새로운 천식 치료방법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는 것이 천식의 면역학적 기전을 이용한 치료방법이다. 기관지 천식은 기도에 만성적인 알레르기염증이 활동하면서 발병하는데, 이러한 알레르기염증 기전을 인위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질환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천식 면역학적 치료는 특정 환자의 천식이 그 사용하고자 하는 특정 알레르기염증 기전을 원인으로 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관지천식을 여러 다양한 기전에 따라 보다 정확하게 세분화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수년 전부터는 천식 뿐 아니라 의학의 여러 분야에서 병리나 분자생물학적 지식과 기술이 발전하고 있어 생물학적 제제를 이용한 새로운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임상에서 이미 사용하고 있는 면역학적 치료법으로는 ‘항 면역 글로불린(IgE) 항체’를 이용한 치료가 있다. 알레르기성 천식의 근본 원인 중 하나인 ‘E형 면역 글로불린(IgE) 항체’를 차단하는 작용이다. 적응증에 있어 제한적이긴 하지만 난치성 천식 치료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다.

류코트리엔의 작용을 막는 약물도 알레르기 질환에 대한 이해가 늘어가면서 개발된 것으로 이 또한 면역학적 기전을 이용한 제제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생물학적 물질들이 개발 중이다. 제2형 세포면역반응에 관여하는 사이토카인을 차단하는 방법, 염증세포가 표적장기에 침윤하는 것을 억제하는 방법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는 중이다. 전사인자의 차단으로 염증을 조절해 천식을 치료하려는 연구 역시 진행 중이다.


이재영 교수는 “여러 가지 천식의 병인에 관여하는 기전을 차단하고 조절해 치료하려는 노력이 현재 진행 중이며 이들 중 일부는 가까운 장래에 실제 임상에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새로운 약물들이 현재 천식치료의 한계점을 극복하는 새로운 무기로 유용하게 사용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 진행 중인 대표적 면역학적 천식치료

▲항 IgE 항체 = 기도염증 치료효과로 천식악화예방과 삶의질 개선 - 적응증 제한적
▲TNF-알파차단 = 천식조절 일부 가능, 기도과민성 개선 - 결핵활성화, 감염성 질환노출, 신생물 질환 증가, 탈수초성 질환 등 부작용
▲IL-5 차단 = 말초혈액 호산구 수 감소, 천식 악화의 예방 - 적응증 제한적
▲IL-4 차단 = 후기천식반응 감소, 호기 일산화질소 감소.

■ 기관지천식이란?

기관지천식이란 기관지가 때때로 좁아지면서 숨이 차고, 기침을 하고, 목에서 거친 숨소리(천명)의 증상이 반복적,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매우 흔한 질환이지만 상당수 환자들이 증상을 경험하면서도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증상이 발작적으로 나타났다가 정상으로 회복되는 질환의 특성과 또 때로는 전형적인 증상이 모두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때에는 천식을 의심해 볼 수 있다.
- 반복적으로 쌕쌕거리는 소리(천명)
- 밤에 기침으로 고생
- 운동이 끝난 후에 천명이나 기침
- 대기오염이나 특정 환경에 노출시 천명이나 기침
- 감기가 낫지 않고 10일 이상 지속

▲기관지천식은 왜 생기는가?

천식은 유전적인 요인과 환경적인 요인이 합쳐서 생기는 병이다. 유전적인 요인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유전적인 소인이 있는 사람이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애완동물, 곰팡이 등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에 노출되어 기도에 염증이 생겨서 천식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식 증상은 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가?

기관지천식은 기도에 염증이 발생하면서 기도가 매우 예민해지는 특성을 가지는데 이를 기도 과민성이라고 표현한다. 즉 어떤 자극에 의해서 기도가 쉽게 수축해서 좁아질 수 있다는 것. 예민해진 기도가 수축되는 것은 천식을 일으킨 원인 알레르기 물질의 노출 뿐 아니라 여러 가지 자극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악화 인자로는 감기, 운동, 찬 공기, 대기오염, 담배연기, 스트레스, 일부 음식물이나 약물 등이 있다.

▲천식은 어떻게 진단하는가?

상기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모두 천식은 아니다. 상기 증상으로 천식이 의심되면 여러 가지 검사를 통해서 천식을 진단하게 된다. 기관지천식을 진단하고 지속적으로 관찰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검사는 폐기능 검사다. 폐기능 검사를 통해 가역적으로 기도가 막히는 천식의 특성을 증명함으로써 진단을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에는 정상적인 폐기능 상태를 나타내므로 기관지유발시험을 통해서 기도가 예민해진 특성을 증명함으로써 천식을 확진하게 된다. 또한 천식을 발생시킨 원인 물질을 확인하기 위해서 알레르기 피부반응 검사 및 혈액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그 외에 객담검사를 통해서 기도의 염증상태를 관찰하는 것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천식은 어떻게 치료하는가?

천식의 증상은 대개 일시적인 경과처럼 보이지만 많은 경우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이 만성적인 경과를 취하게 된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원인치료 = 먼저 환자마다 천식의 원인과 악화 요인을 찾아서 이러한 환경이나 물질을 피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집먼지 진드기, 꽃가루, 곰팡이, 바퀴벌레 등 대부분의 원인 물질들은 환경 내에서 완전히 제거하기 힘들다. 이러한 경우 면역치료를 통해서 알레르기 반응을 약화시키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치료의 적용 대상은 현실적으로 매우 제한돼 있다.

약물치료 = 대부분의 천식치료는 약물치료를 시행하게 되는데, 천식치료의 특징은 흡입제를 사용하는 것이 주된 치료다. 이는 표적 장기인 기도에만 선택적으로 약물이 도달하도록 해서 치료의 효과는 높이고 약물에 의한 전신적인 부작용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천식은 만성적인 기도의 염증이므로 지속적이면서 규칙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천식은 어떤 경과를 보이는가?

천식의 경과는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고 질환의 중증도도 매우 다양하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일시적인 증상의 악화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큰 문제없이 지낸다. 하지만 천식의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은 일부 환자에서는 심한 기도 폐색의 천식발작이 나타나서 급성호흡부전 혹은 사망에까지 이르기도 한다. 또한 최근의 보고에 의하면 적어도 일부 환자에서는 장기적이고 만성적인 염증과 더불어 기도에 변형이 생김으로 점진적인 폐기능의 감소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비가역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식을 성공적으로 관리하려면

- 천식이 어떤 병인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 환경관리를 통해 원인물질과 악화인자를 피해야 한다.
- 의사로부터 처방 받은 약물을 규칙적으로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
- 치료 약제의 기구 사용법을 충분히 알고 사용해야 한다.
- 증상이 조절되더라고 재발과 합병증을 막기 위해 꾸준히 치료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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