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병이 갑상선 기능 저하증, 특히 뇌 내 갑상선 호르몬 결핍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 묵인희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Science Advances 3월 16일자에 논문으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갑상선 기능 저하증은 인지적 기억 능력 저하 및 뇌 안개와 같은 알츠하이머병의 증상과 상당한 유사함을 보인다. 여러 역학 연구에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혈액, 뇌척수액, 사후 뇌 조직에서 갑상선 호르몬 수치의 변화가 보고됐다. 그러나 뇌 속 갑상선 호르몬 대사 과정의 변화와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병리학적 변화를 일으키는 명확한 기전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에서 뇌 속 갑상선 호르몬 수치의 변화를 확인한 결과 해마 영역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수치가 질병 초기 단계부터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혈중 갑상선 호르몬 수치 감소보다 더 빠르게 일어난 것이다.
치매 쥐의 해마 영역 내 갑상선 호르몬 수치 감소는 뇌에서 갑상선 호르몬의 대사와 항상성 유지 관여하는 제2형 탈요오드효소(DIO2)의 감소에서 기인했다.
치매 쥐의 뇌 병변에 의한 DIO2 발현 감소는 비활성형의 전구 호르몬인 T4에서 활성형 호르몬인 T3로의 전환이 감소되어 결국 뇌세포의 갑상선 호르몬 이용을 저하시켰다.
또 연구팀은 뇌 조직을 이용한 단일 세포 분석을 통해 갑상선 호르몬 결핍이 뇌에 거주하는 면역세포인 미세아교세포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뇌 내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를 치료하기 위해 활성형의 갑상선 호르몬인 T3를 투여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성 치매 쥐의 기억 및 인지기능 장애가 회복됐고, 뇌 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의 과도한 축적이 감소했다.
묵인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갑상선 호르몬이 뇌에서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미세아교세포의 면역 반응을 형성하는 데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힌 것”이라며 “갑상선 호르몬 보충을 통한 알츠하이머병의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가 주관하는 치매극복연구개발사업(KDRC)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