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

“정부와 의사 단체 모두 우리의 절박한 외침에 귀를 기울여 한 발씩만 양보하여 진지한 논의를 시작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해주기를 간곡히 요청합니다.”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 방재승 위원장(서울의대)은 16일 오전 10시 HJ 비즈니스 센터 광화문점 세미나실A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저녁 열렸던 제2차 전국 비상대책위원회의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이같이 호소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확대를 발표한지 39 일이 지났다”면서 “미래에 대한민국 의료를 책임질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좌절한 채 학교와 병원을 떠났고, 의대와 대학병원 교수들은 병원을 지키며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왔다”고 전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그간 의과대학 교수들은 정부와 의사 단체 사이의 강대강 대치 국면에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을 막아 보고자 노력했다”며 “안타깝게도 정부는 의사 증원 2000명이라는 숫자에서, 의사협회는 원점 재논의라는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고 개탄했다.

이날 방 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15일 저녁에 열린 제2차 총회에는 20개 의과대학 및 병원의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하여 각 대학의 진행 상황을 발표했다. 그 중 4개 대학은 의견을 수집하는 중이며, 16개의 대학이 압도적인 찬성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방재승 위원장은 “약 세 시간 반 가량 열린 회의 결과, 각 대학별 비상대책위원회의 진행 일정이 다른 것을 감안하여 각 대학은 3월 25일부터 자율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직이 완료되기 전까지는 지금까지 해 온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환자의 진료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12일 열린 전국 비상대책위 제1차 총회에서 ‘15일까지 각 대학 별로 교수 사직서 제출에 대해 의견을 모으기로’ 결의한 한 바 있다.

방 위원장은 “학교와 병원을 떠난다는 결정을 발표하는 마음은 무겁고 참담하다”면서 “이런 결정은 필수의료를 살리고 더 좋은 방향으로 의료를 바꾸어 나가는, 대화와 토론의 장을 만들기 위한 저희 전문가들의 고육지책”이라며 이해를 구했다.

또 “어떻게든 이 사태를 빨리 끝내는 것만이 무너져가는 필수 의료를 살리고 앞으로 발생할 국민의 더 큰 피해를 줄이는 길이라고 믿는다”고 강조해다.

방 위원장은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의 의료 시스템에 장기간 지속되는 커다란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방 위원장은 “정부와 의사 모두가 살리려고 하는 필수 의료 분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필수 의료에 헌신하기 위해 힘든 길을 선택한 전공의들, 미래를 잃어버린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을 이 젊은 의사들의 마음에 새겨진 상처는 오래도록 아물지 않을 것”라고 예견했다.

아울러 “우리나라 국민 여러분의 건강에 돌이킬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더욱 가슴 아픈 것은 이 사태가 길어질수록 의사와 환자 사이의 신뢰가 무너지고, 다시 회복되는 데에는 너무나도 힘겹고 오랜 시간이 걸릴지 모른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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