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약사 일라이릴리가 최근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에서 통과시킨 생물보안법과 경쟁사인 노보디스크의 카털란트 인수로 인해 어려움에 처했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8일 발행한 이슈 브리핑을 통해 외신들의 보도를 인용, 이같이 소개했다.

블룸버그 통신 보도에 따르면, 당뇨 및 비만치료제 대표기업인 일라이릴리는 당뇨병과 비만에 대한 GLP-1 치료제의 원료를 제조하는데 우시 앱텍(Wuxi AppTec)을 활용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6일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중국 BGI 및 Wuxi AppTec과 같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할 수 있는 생물보안법안을 11대 1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이 상원과 하원 전체회의와 대통령 서명까지 받아 최종 통과된다면 우시 앱텍과 계약을 맺은 여러 기업들이 계약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한편 일라이릴리를 포함해 우시 앱텍과 계약을 맺고 있는 미국 기업들이 원료 공급망을 재편해야 할 수 있고, 의약품 공급 부족 사태의 우려도 커지고 있어 미국바이오협회 등 미국 산업계에서는 생물보안법안이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일라이릴리가 GLP-1 생산을 위해 2개의 CDMO와 계약을 체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라이릴리가 미국 내셔널 리질리언스(National Resilience), 이탈리아의 BSP 파마슈티컬스(BSP Pharmaceuticals)와 CDMO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일라이릴리 대변인은 “우리는 생산을 가속화하기 위해 외부 계약 제조업체의 광범위한 포트폴리오를 활용하고 있으며 세부사항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공식적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일라이릴리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최대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지주사인 노보 홀딩스(Novo Holdings)가 165억 달러에 카탈런트(Catalent)를 인수하고, 노보 노디스크가 노보 홀딩스로부터 110억 달러에 3개의 카탈런트의 충진/마감(Fill/Finish) 시설을 인수한다고 밝힌 데 대한 대응책이라는 분석이다.

카탈런트에 생산을 의뢰했던 일라이릴리는 노보 노디스크의 카탈런트 인수에 대해 반독점당국이 면밀히 조사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치료제인 제2형 당뇨병 치료제 마운자로(Mounjaro)와 비만치료제인 제프바운드(Zepbound)는 한동안 일라이릴리의 전체 매출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요 품목인데, 이들의 생산을 카탈런트에 의뢰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운자로는 2023년 한해 51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제프바운드는 2023년 11월 미국 FDA 승인 이후 6주 만에 1억 7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및 비만 치료제인 오젬픽(Ozempic)과 위고비(Wegovy)의 2023년 매출은 각각 137억 달러와 45억 달러에 이른다.

노보 노디스크의 카탈런트의 3개 시설 인수가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비만 치료제인 GLP-1 생산 역량을 확대하는데 중점을 둔 거래이고, 일라이릴리도 자사의 3개 제품에 대한 생산을 카탈런트에 의뢰하고 있기 때문에 노보 노디스크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일라이릴리는 카탈런트에 기존 거래 계약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요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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