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틱장애 발생률이 지난 10여 년간 2배 이상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성인 틱장애’ 발생률이 급증했으며, 2020년 틱장애 진단 환자 10명 중 4명이 성인인 것으로 드러났다.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홍순범 교수, 김수진 임상강사, 김미숙 연구교수
왼쪽부터 서울대병원 홍순범 교수, 김수진 임상강사, 김미숙 연구교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홍순범 교수(김수진 임상강사)와 의생명연구원 김미숙 연구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보건의료DB를 바탕으로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의 연령군별 발생률과 임상역학적 특성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Psychiatry Research 최근호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03년부터 2020년까지 틱장애로 새롭게 진단받은 23만5,849명을 소아청소년(0~19세)과 성인(20세 이상)으로 구분해 연간 틱장애 발생률 및 발생 건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전체 인구 10만명당 틱장애 발생률은 2003년 17.5명에서 2020년 40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발생률 증가폭은 전반적으로 소아청소년이 성인보다 컸다.

반면 2015년부터 2020년까지는 추세가 달라졌다. 이 기간 소아청소년 틱장애 발생률은 1.5배 증가했으나, 성인은 약 3배로 증가폭이 더 컸다. 특히 20~30대 성인은 발생률이 5배 이상 가파르게 증가했다.

연간 발생 건수는 2015년부터 성인 환자가 점차 증가하여 2020년 전체 틱장애 환자의 41.8%가 성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두 연령군의 사회인구학적 및 임상적 특성을 비교 분석해 다양한 차이를 확인했다.

특히 틱장애 진단 1년 전 ‘정신과적 기저질환’ 발생률을 분석하자 소아청소년 환자는 10명 중 2명 이상(약 26%)이 ‘ADHD’를 동반하고 있었다. 성인 환자는 10명 중 4명 이상(약 43%)이 ‘우울증 또는 불안장애’를 동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뿐만 아니라 성별, 약물 종류, 약물 순응도 등에서도 두 연령군은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지난 10여년간 틱장애 발생률이 2배 이상 증가한 원인으로 다양한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특히 과거 ‘사회적 낙인’으로 여겨졌던 정신질환이 드라마 등 미디어를 통해 일반 대중들에게 자주 노출되고, 그에 따라 정신과 내원 및 신규 진단 건수가 늘어난 것이 하나의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순범 교수는 “틱장애는 주로 소아정신과 영역에서 주목하는 질환이었으나 최근 신규 틱장애 환자의 40% 이상이 성인으로 확인됐다”며 “연령에 따라 틱장애의 특성 및 치료 방법이 다를 수 있으므로 일반 정신과 영역에서 ‘성인 틱장애’에 대한 인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홍 교수는 “국민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틱장애 검사 및 치료 방향을 수립하고 관련 교육이 확대될 수 있도록 사회적ㆍ제도적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틱장애 동향 파악하려면 ‘발생률’ 주목해야

소아청소년에게 흔히 나타나는 ‘틱장애’는 특별한 원인 없이 이상 행동이나 소리를 빠르게 반복하는 신경발달장애이다. 눈 깜빡임, 코 찡긋거림, 헛기침 소리 등이 대표 증상이다. 국내 2~19세 인구 유병률은 1,000명당 2.6명인 반면, 20세 이상 성인 틱장애 유병률은 0.008%~0.024%에 그친다.

연구팀에 따르면 특정 질병의 발생 동향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한 시점에서 질병 보유자의 비율을 뜻하는 ‘유병률’이 아닌, 일정 기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를 뜻하는 ‘발생률’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틱장애 발생률을 분석한 연구는 이제껏 전 세계적으로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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