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 추출물로 만든 지혈 파우더가 소화성궤양 출혈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박준철(왼쪽)ㆍ정다현 교수
세브란스병원 박준철(왼쪽)ㆍ정다현 교수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준철ㆍ정다현 교수 연구팀은 소화기관 벽이 녹는 소화성궤양으로 인한 출혈 치료에 식물 추출물로 만든 지혈 파우더를 사용하면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초기지혈 성공률이 높을 뿐만 아니라 사용도 용이하다고 18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Clinical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최신호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그에 따르면 지금까지 소화성궤양 출혈은 혈관 클립술, 열응고술 지혈, 전기응고소작법 등의 방법으로 치료했다. 이러한 치료법은 빠른 지혈이 필수적인 상황에서 시간이 많이 소요되고 높은 숙련도가 필요하다. 최근 파우더를 환부에 뿌리는 방식의 치료가 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사용이 용이하다. 집도의의 숙련도에 의해 치료 결과가 크게 좌우되지 않으며, 식물 추출 성분으로 부작용이 거의 없어 많이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치료 효과를 명확히 확인한 연구는 아직까지 없었다.

이에 박준철 교수팀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소화성궤양 출혈로 세브란스병원 등 국내 병원 4곳의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 216명을 대상으로 지혈 파우더의 효과를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지혈 파우더는 식물 전분에서 추출한 다당류 물질로, 상처 부위의 빠른 재생과 지혈을 돕는 흡수성 폴리머(AMP)가 함유돼 있다.

연구 결과, 지혈 파우더를 도포한 그룹(105명)의 초기지혈 성공률은 87.6%로, 혈관 클립술 등 기존 방법으로 지혈한 그룹(111명)의 성공률(86.5%)보다 높았다.

특히 소화기관 벽이 녹는 궤양의 진행도가 높은 나머지 동맥 혈관이 드러나 출혈이 시작되는 환자에서 지혈 파우더를 도포한 그룹의 초기지혈 성공률은 100%였다. 이에 반해 기존의 지혈법을 사용했을 때의 초기지혈 성공률은 86.4%에 그쳤다.

지혈술 시행 30일 후 출혈이 다시 발생한 비율은 지혈 파우더와 기존의 치료법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박준철 교수는 “최근 유병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소화성궤양 출혈은 천공으로 이어지거나 이로 인해 사망할 수 있어 빠르게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식물성 지혈 파우더의 치료 효과를 전향적 무작위 배정 방법으로 확인한 이번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초기지혈을 통한 예후 개선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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