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이 1cm보다 작은 미세갑상선유두암은 예후가 좋아 수술 대신 적극적인 추적 관찰만 시행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에도 초음파에서 특정 소견이 보이면 암 진행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왼쪽부터 영상의학과 김지훈ㆍ이지예 교수, 내분비대사내과 박영주 교수
왼쪽부터 영상의학과 김지훈ㆍ이지예 교수, 내분비대사내과 박영주 교수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김지훈ㆍ이지예 교수와 내분비대사내과 박영주 교수 연구팀이 서울대병원ㆍ분당서울대병원ㆍ국립암센터 다기관 전향 코호트(MAeSTro)에 등록된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를 대상으로 초음파 소견과 종양 진행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Radiology 최근호에 논문으로 발표됐다.

갑상선암은 80~90%는 암세포 분화도가 높은 갑상선유두암에 속하는데, 그 중 종양이 1cm보다 작은 ‘미세갑상선유두암’은 진행 속도가 느리고 사망률이 매우 낮다. 따라서 국내외 학회는 수술 대신 초음파 검사 등을 통한 적극적 관찰을 고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로 이를 선택하는 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적극적 관찰이 환자에게 적합한지 평가하려면 종양의 장기 예후 및 진행 속도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미세갑상선유두암의 위험인자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이번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적극적 관찰의 일환으로 2회 이상 초음파 검사를 받은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 699명을 중앙값 41개월간 추적 관찰해 초음파 소견과 종양 진행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종양 진행은 종양 크기 증가, 갑상선외 조직 침범, 림프절 전이 여부로 평가했다.

그 결과, ‘미만성 갑상선질환’, ‘종양내 혈류 증가’ 등 두 가지 초음파 소견이 종양 진행과 독립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만성 갑상선질환은 초음파상 갑상선 실질이 불균일하게 보이거나 혈류가 전반적으로 증가된 상태를 말한다.

추적 관찰 4년 차에 두 가지 초음파 소견이 동시에 보인 환자의 종양 진행률은 21%(48명 중 10명)이었다. 반면, 이 소견이 없는 환자의 종양 진행률은 6%(418명 중 25명)에 그쳤다.

위험 분석 결과, 미만성 갑상선질환 및 종양내 혈류 증가 소견이 없는 환자에 비해 한 가지 소견만 보인 환자는 종양 진행 위험이 2.2배 높았다. 반면 두 가지 소견을 동시에 보인 환자는 종양 진행 위험이 3.5배까지 높았다.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에서 시간에 따른 종양 진행 누적 발생률 Kaplan-Meier 곡선. 1가지 소견만 보인 그룹은 소견이 모두 없는 그룹에 비해 종양 진행 위험이 2.2배 높았다. 2가지 소견이 동시에 보인 그룹은 종양 진행 위험이 3.5배까지 높았다. 즉, 초음파 소견을 기반으로 분류한 하위그룹은 종양 진행 위험을 정확하게 계층화했다.
미세갑상선유두암 환자에서 시간에 따른 종양 진행 누적 발생률 Kaplan-Meier 곡선. 1가지 소견만 보인 그룹은 소견이 모두 없는 그룹에 비해 종양 진행 위험이 2.2배 높았다. 2가지 소견이 동시에 보인 그룹은 종양 진행 위험이 3.5배까지 높았다. 즉, 초음파 소견을 기반으로 분류한 하위그룹은 종양 진행 위험을 정확하게 계층화했다.

특히 ‘미만성 갑상선질환’ 소견이 있으면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종양 크기 증가 위험이 2.7배 높았고, ‘종양내 혈류 증가’ 소견이 있으면 림프절 전이 위험이 약 5배 높았다.

연구팀은 미세갑상선유두암 종양 진행과 연관된 초음파 소견을 고려함으로써 적극적 관찰의 적합성과 진행 가능성 평가에 대한 정확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 밖에 30세 미만의 젊은 나이, 남성, 갑상선자극호르몬(TSH) 증가 등의 임상 특성도 미세갑상선유두암의 빠른 진행과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영상의학과 김지훈 교수는 “미세갑상선유두암에 대해 적극적 관찰을 실시할 때, 환자의 임상적 특성이나 초음파 소견을 함께 평가한다면 맞춤형 종양 진행 감시가 가능할 것”이라며 “추가적으로 장기적인 추적 자료를 통한 결과 검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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