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창락 '계구도신(繼舊圖新)'. "옛것을 이어받아 새로움을 도모하다"는 뜻이다.
    손창락 '계구도신(繼舊圖新)'. "옛것을 이어받아 새로움을 도모하다"는 뜻이다.

한국서예협회 서울지회 종로지부장을 맡고 있는 효산 손창락(曉山 孫昌洛) 서예가가 10월 19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인사동 소재 백악미술관에서 일곱 번째 개인전(曉山 孫昌洛 望第二癸卯展)을 연다.

지난 2019년 ‘전(篆)에 노닐다’를 주제로 여섯 번재 개인전을 가졌던 손창락 서예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평소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 갑골문과 금문 등의 전서(篆書)뿐만 아니라 행초서, 전각, 도상문자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손창락 '왕우군(王右軍)'
손창락 '왕우군(王右軍)'

대표적인 몇 작품을 보면 먼저 갑골문을 빌려 쓴 <계구도신(繼舊圖新)>에서는 전통적 서예를 기반으로 한 21세 서예의 새로운 창작성을 읽을 수 있고, 금문의 필체로 쓴 <천자문(千字文)>에서는 도화성(圖畵性)이 강한 필획을 거대한 화면을 통해 강렬하게 느낄 수 있다. 또 전서와 예서, 해서, 행초서를 조화롭게 안배한 이백의 시 <王右軍>은 향후 손창락 서예가의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수작으로 꼽힌다.

이처럼 고법(古法)을 근간으로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서체를 두루 섭렵해 온 손창락 서예가의 서예 여정이 이번 전시회를 통해 그대로 드러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회 작품을 분석한 김찬호 미술평론가(경희대교육대학원 교수)는 “전ㆍ예ㆍ해ㆍ행초서와 한글 서체를 두루 익혀 흐트러짐 없는 서(書)의 법(法)과 서(書)의 예(藝)를 강조하고 있는 손창락의 작품은 단아하면서도 때로는 격정적”이라며 “새로움을 향한 그의 끊임없는 도전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창락 서예가는 “서예는 단순한 획과 조형으로 작가의 성격이나 감성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예술”이라고 전제하고 “나는 팔대산인(八大山人)과 같이 찌꺼기를 뺀 담백한 글씨를 쓰고 싶고, 대사의화가(大寫意畵家)인 서위(徐渭)에도 관심이 있다”고 밝혔다.

  스승께서 붙여준 전시회 제목 ‘망제이계묘전

이번 개인전은 무엇보다 먼저 ‘망제이계묘전(望第二癸卯展)’이라는 제목이 눈길을 끌고 있다. “또 한 번의 계묘년 개인전을 바란다”는 의미이다. 올 계묘년에 환갑을 맞은 작가가 60년 후인 새로운 계묘년에 다시 개인전을 열겠다는 것이니, 그 얼마나 허망한 욕심을 드러낸 것인가?

그러나 그런 것이 아니다. 사실 이 제목을 붙여준 사람은 스승인 하석 박원규(何石 朴元圭) 선생이다. 손창락 서예가는 1986년 성균관대학교 성균서도회에서 강의를 맡고 있던 하석 선생을 처음 만나 사제(師弟)의 연을 맺었다. 그런 스승이 이제 이순(耳順)을 맞은 제자에게 기대하는 마음을 이처럼 전무후무한 덕담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 깊은 뜻을 헤아린 손창락 서예가는 “노사님께서 하명하신 대로 두 번째 계묘전을 열기 위해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공부에 매진하고 몸 건강도 챙기겠다”는 말로 스승의 무한한 사랑에 화답했다.

금문으로 쓴 손창락 '천자문'
금문으로 쓴 손창락 '천자문'

  <효산 손창락 서예가 약력>

대한민국서예대전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

개인전 7회

예술의전당 청년작가전 초대작가

국제서예가협회 사무국장

한국전각협회 상임이사 겸 부회장

한국서예협회 이사 / 한국서예협회 서울특별시지회 종로지부장

한국서예가협회 부회장

겸수회 이사장

한청서맥 회장

삼성 e-club 서예강사

강암연묵회·한국서예학술연구회·성유서예동행 회원

전) 성균관대학교 한문교육학과 겸임교수

전) 경기대학교 서예학과 외래교수

전) 강원대학교 미술학과 강사

전) 홍익대학교 동양화과 강사

전) 동방대학원대학교 서예강사과정 강사

전) 성균관대학교 성균서도회 지도강사

제1회 일중서예상 장려상 수상(2008)

강암서예대전 최우수상 수상(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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