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이자 수필가인 유형준 씨엠병원 내분비내과과장(전 한림의대 교수)이 최근 에세이집 ‘의학에서 문학의 샘을 찾다’를 출간했다.

작가 유형준 교수는 필명 유담(柳潭)으로 글 쓰는 일과 의인문학 연구에 몰두하여 의학계와 문단에서 이름이 높다. 특히 유담 작가는 “의학과 문학은 모두 인간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헤아려 치유하는데 깊은 바탕을 두고 있어 생각보다 매우 가깝다”는 지론으로 평소 의학 속에 문학이 머물고 있는 유형을 탐구하며, 관련 작품 활동에도 열심이다.

이번에 나온 에세이집 ‘의학에서 문학의 샘을 찾다’ 역시 의학 속에 문학이 머물러 살며 두 영역이 어울려 발휘하고 있는 의의와 가치를 작가의 통찰과 혜안으로 풀어내고 확인시켜 주는 글들로 가득하며, 무엇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3년 우수출판콘텐츠’로 선정된 책이라 교양적 가치 또한 높이 인정받고 있다.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이해하기 편하도록 주요 소재마다 그림을 곁들이고, 참고문헌까지 곁들였다.

제1부 ‘의학 속 동화의 주인공들’은 진료실에 들어온 동화문학의 주인공들을 만나 의학 속에 들어온 문학의 모습과 활동을 풀어냈다. 문학과 의학의 접목으로 의료 진료 현장에 들어와 있는 문학의 은유적 역할을 확인했다. 동시에 의학 속에 문학이 자리할 때 거쳐야 할 경로의 일부를 알아냈다.

제2부 ‘의학 속에 빛나는 서정’은 의학 속에 들어와 의학의 실행 현장인 진료실 안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는 문학정신(에스프리)을 짚어 풀어 적었다. 오랫동안 동경해 오던 위대한 예술작품을 바로 눈앞에 접하는 순간 강한 정신적 충격에 빠지는 상태를 겪은 소설가 스탕달의 이름을 딴 스탕달 신드롬을 들어 한 가지 원인과 증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의학적 속사정을 멋지게 담아내는 문학의 능력을 짚었다.

제3부 ‘문학은 의약품이다’에서는 의학의 현장에서 문학이 발휘하는 효험을 살폈다. 의학 교과 과정에서 문학 교육을 받은 모든 의대생이 하나도 빠짐없이 더 깊은 동정심이나 더 넓은 이해심을 지닌 의사가 될 거라는 믿음으로, 국내 최초로 의과대학 문학 수업을 실행한 마종기 시인과의 조언을 얻어 의과대학 문학 교육을 실천한 국내외 활동을 ‘의과대학 강의실에 들어선 문학’에 담았다.

또 ‘왜 우리는 전염병 유행 속에서 문학을 찾는가?’ 신종 전염병 유행의 불확실한 정체는 몇몇 근본적 물음과 함께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그토록 자랑하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의학적, 그리고 문학적 성과의 축적은 갑자기 찾아온 전염병이 저지르는 이 어찌함 속에서 어떤 가치가 있는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과 같은 주요 생물학적 위기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찌할 바 모르는 물음 중에서, 팬데믹 속의 문학적 현상에 집중하여 들여다보았다.

한편, 유담 작가는 한국의사시인회 초대회장, 문학예술동인회장, 의사 수필동인 박달회장, 문학청춘작가회 초대회장을 지냈다. 현재 함춘문예회장, 쉼표문학 고문, 한국의사수필가협회 회장, 의료 예술 연구회장, 의학과 문학의 접경 연구소장 등으로 활동하며, 문예지에 ‘의학 속의 문학’, 의학신문에 ‘의사문인 열전’ 등을 연재하고 있다. 단독 저서로 ‘노화수정 클리닉’, ‘당뇨병 교육’, ‘당뇨병의 역사’, ‘당뇨병 알면 병이 아니다’, 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 ‘두근거리는 지금’, 산문집 ‘늙음 오디세이아’, ‘의학에서 문학의 샘을 찾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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