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필수 회장의 김부겸 국무총리면담 장면.
이필수 회장의 김부겸 국무총리면담 장면.

당선인 시절부터 숨 가뿐 광폭행보로 13만 의사회원들의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이필수 대한의사협회 제41대 회장이 취임 3개월 차를 맞이했다.

이 회장은 2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권덕철 보건복지부장관을 비롯한 유관기관을 방문 협조를 약속하는 한편 의약단체장들과 면담을 통해 보건의료 현안 해결을 위한 정책 공조 등 상호 긴밀한 협력을 약속하는 등 의료계에 모처럼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문제는 정부나 국회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을 막아내는 것이 이 회장의 첫 번째 몫이라는 지적이다. 정책 발표 후 死後藥方文(사후약방문)식 대응에서 벗어나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여 예측 가능한 보건의료정책이 추진되는 새로운 대정부, 대국회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대체적인 여론이다.

이필수 회장은 당선 직후부터 남다른 행보로 관심을 모았다. 먼저 역대 회장과 만나 조언을 구하고 정영호 병협회장과 만나 ·炳協 협력을 약속하고 정책협의회도 구성했다. 권덕철 복지부장관과 김강립 식약처장과의 면담에서는 정책 협조를 약속하고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위한 의료진 지원책을 요구했으며 정세균 국무총리, 김용익 건보공단 이사장을 만나 붕괴 위기의 1차의료 지원대책을 요구하는 등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요구할 것은 당당하게 요구하겠다는 것을 분명히했다.

또한 치협회장과 약사회장과는 의료현안에 대한 공조를 논의하고 취임 후에는 비급여 진료비용 신고 의무화 정책 및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법안 중단 의···약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모처럼 의약계의 단합된 모습을 보여주기도했다.

특히 이필수 회장은 보건의료발전협의체 참여를 전격 선언하고 백신접종 목표 달성을 위한 코로나19 백신 접종 의정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정부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면서 범의약계의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전임 집행부와는 차별성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일단 회원들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성과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비급여 강화정책,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보험업법안, 불법적인 PA 합법화 시도, 의료기사법안, 대리수술 사태, 규제 챌린지 등 중요한 의료현안에 직면해 있어, 이해관계가 다른 의약단체와 아디까지 한목소리를 내며 실질적으로 얼마만큼 회원들의 기대에 부응할지는 미지수다.

의학계의 한 중진인사는 의약분업 투쟁이후 지난 20년간 의협은 소득없는 목소리만 큰 투쟁의 반복과 회원불만으로 반복적 회장 탄핵이 진행했다며 회원이 집행부를 불신하고, 정부가 의협을 불신하고, 국민이 의사를 불신하는 현실을 타개하지 않으면 의사사회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전 도의사회장은 의협은 타 직능단체에 비하여 개원의, 봉직의, 의학회, 전공의, 병협, 공보의협회 등 직역이 다양하여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는 포용력과 신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시의사회 회장은 의협이 투쟁과 파업을 하는 단체로 국민들에게 인식되어 의협의 정체성에 혼란을 가져왔다고 지적했다. 또 투쟁으로 회원들을 현혹하거나 보여주기식의 회무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 이라며, 사전에 많은 자료를 확보하고, 그 자료를 바탕으로 대안을 가지고 정부와 치열하게 논의하여 현안을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필수 회장은 취임 직 후 수가협상에 대한 전권을 대한개원의협의회에 위임, 의협이 개원의 대변하는 단체라는 이미지를 차단했다. 또한 24개 대학 출신 45명으로 구성된 거대 41대 집행부를 출범시켰으나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회원들도 적지 않다. 이사 개개인이 제몫을 한다면 성과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한자리 차지했다는 안이한 이사들이 있다면 오히려 회무 집중력만 떨어뜨리는 결과가 될 것 이라는 지적이다.

지방대 출신으로 첫 시험대에 오른 이필수 회장의 거대 집행부가 정부와 국회와의 신뢰를 회복하고 그동안 반목으로 이어져 온 범 의료계 단체를 아우르는 의협의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해 나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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