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적합한 협심증 예측모델이 처음 개발됐다.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박성미 교수팀(조동혁)은 심전도 기반 QT간격을 활용한 예측법으로 기존 서양인 기준의 협심증 모델에 QT간격을 추가하여 한국인 협심증의 예측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예측모델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기존 협심증 예측모델은 환자의 나이, 성별, 흉통 양상, 동반 심혈관질환을 근거로 예측했지만 담당의사가 기존 예측모델을 기반으로 진료할지라도 협심증 환자를 놓치는 경우, 이런 환자가 심혈관 사망의 1/3을 설명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을 정도로 예측모델의 정확도가 높지 않다는 문제점이 지적되어 왔다.

또 협심증 환자들은 없는 사람에 비해 QT간격이 크다는 것은 이미 기존 연구들을 통해 밝혀져 있었다. QT간격은 심전도 검사항목중 하나로 Q파의 시작에서 T파의 끝까지 시간이다.

연구팀은 심실이 수축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이완을 마칠 때까지의 간격으로 관상동맥 협착은 심근허혈을 유발하고 심근허혈은 심실 세포들의 재분극 시간을 다르게 하여 QT 간격을 증가시킨다는 점에 주목했다.

박 교수팀은 2012년 1월부터 2018년 5월까지 흉부증상을 호소한 환자 1,741명이 국내 11개 병원의 외래에서 측정한 심전도 QT간격을 확인한 결과 협심증 환자에서 QT간격은 444msec, 비협심증 환자는 429msec로 유의한 차이를 드러냈다. 또 협착된 관상동맥의 수가 많고 협착정도가 심할수록 QT간격이 증가했으며 QT간격 증가는 증가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2.27배 협심증의 위험도가 높다는 것을 규명했다.

연구의 책임저자인 박성미 교수는 “심전도는 대부분 의료기관에서 흉통 환자에게 시행할 수 있는 비교적 간단한 검사”라며 “연구결과는 비싼비용이 드는 검사 없이도 협심증의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협심증 환자를 보다 정확하게 진단하여 국민 건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박성미 교수는 “특히 여성 환자와 같이 비전형적인 흉통으로 내원하였을 때 서양인 남성을 기반으로 개발된 기존 예측모델로는 협심증에 대한 위험도를 예측하기가 어려웠다”며 “이번 연구로 개발된 예측모델의 적용을 통해 비전형적인 흉통의 진단정확도를 높이고 조기 발견 및 치료로 예후를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 연구는 한국인여성흉통등록사업연구(KoROSE)로 진행됐으며 SCI급 국제학술지인 Scientific Reports에 2021년 5월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