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맥 스텐트 시술을 받은 후 안정기에 접어든 환자들에서 혈전합병증과 출혈합병증을 동시에 낮추는 이상적인 단일 항혈소판제 용법이 세계 최초로 정립됐다.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 김효수 교수팀(구본권 박경우 양한모 한정규 강지훈)은 지난 8년 동안 국내 최대 규모의 다기관 임상연구인 HOST-EXAM 시험을 수행한 결과 “단일 항혈소판제 용법으로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수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지난 16일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ACC2021) LBCT(Late-Breaking Clinical Trial) 세션에서 김효수 교수에 의해 발표되는 한편,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IF=60.39) 최신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HOST-EXAM 시험에는 8년간 전국 37개 병원 연구자들에 의해 약 5,500명의 관동맥 스텐트 삽입 환자가 등재됐다. 이 환자들은 관동맥스텐트 시술을 받고 1년 동안 재발이나 합병증 없이 안정된 상태였으며, 이후 장기혈전예방 치료를 위해 단일 항혈소판제 요법이 필요했다. 연구팀은 단일 항혈소판제 요법으로 아스피린 100mg 혹은 클로피도그렐 75mg을 무작위로 배정ㆍ투여하면서 24개월 동안 관찰했다.

그 결과 일차목표점인 ‘모든 심장뇌혈관 관련 사건’의 발생 건수가 클로피도그렐 군에서 5.7%, 아스피린 군에서 7.7%로 나타났다. 심장뇌혈관 사건들을 세분화하여 분석한 결과 혈전 사건과 출혈 사건 모두 클로피도그렐 군에서 유의하게 적게 발생했다. 전체 사건 수를 27% 경감시키면서 환자의 혈전 및 출혈 사건도 각각 30%씩 경감시킨 것이다.

연구의 일차목표점 비교결과.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연구의 일차목표점 비교결과. 클로피도그렐이 아스피린보다 우월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연구를 총괄한 김효수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관동맥스텐트 시술 이후 급성기를 무사히 통과한 안정된 환자들에게 일생동안 사용할 단일 항혈소판제로 아스피린보다 클로피도그렐이 우월하다는 사실이 세계 최초로 규명됐다”면서 “이 결과를 토대로 전 세계적으로 치료지침이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의 치료지침은 단일 항혈소판제로 아스피린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 권장은 2000년대 이전의 연구를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당시 관상동맥질환 치료는 현재의 치료 방법과 많이 달랐으며, 현행 표준치료인 약물방출 스텐트도 쓰이지 않았다.

2000년대 들어서 아스피린과 클로피도그렐이 진료 현장에 널리 적용되고 안전성이 입증되었으나, 두 약물을 비교한 연구는 없었다. 이 때문에 치료지침에서는 아스피린을 권장하고 있으나 실제 진료현장에서는 클로피도그렐이 적지 않게 사용되는 등 혼란한 상태였다.

HOST-EXAM 시험은 서울대병원 MRCC(센터장 강현재 교수)의 관리와 연관 기업들의 연구비 출연을 기반으로 서울대병원 심혈관센터에서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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