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부비동염 환자가 디젤연소분진(DEP)에 노출될 경우 상피세포의 보호기능 상실로 인해 콧속 물혹이 동반되는 심한 만성부비동염으로 악화된다는 사실이 실제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디젤연소분진은 경유를 사용하는 차량 등의 엔진이 연료를 태우면서 발생하는 여러 입자가 기체와 섞인 혼합물을 가리킨다. 이 물질은 국제암연구소에서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

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신현우 교수팀은 디젤연소분진이 만성부비동염의 악화에 미치는 영향을 각종 실험을 통해 구체적으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Journal of Allergy and Clinical Immunology> 온라인 판 최근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신 교수팀은 디젤연소분진을 쥐 6마리의 코에 흡입시키고 대조군 6마리와 비교했다. 그 결과 디젤연소분진을 흡입한 쥐는 ZEB2 단백질이 4배 증가했다.

이 실험에서 상피간엽이행(epithelial mesenchymal transition) 현상도 나타났다. 상피간염이행은 외부 오염원이나 알레르기 유발물질, 병균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는 상피세포가 장벽 기능 상실로 세포 증식 및 섬유화가 높아지는 간엽세포로 변화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실제 사람의 콧속에서 얻은 비강 상피세포를 배양한 실험도 진행했다. 정상인과 콧속 물혹이 있는 부비동염 환자, 물혹이 없는 부비동염 환자 등 각각 7명 씩 총 21명에게서 얻은 세포에 디젤연소분진을 자극했다.

그 결과 정상인에 비해 부비동염 환자는 ZEB2 단백질이 3배 증가했다. 이 단백질은 상피간엽이행을 유발하여 상피세포가 호흡기를 보호하는 장벽 기능을 차단한다. 특히 콧속 물혹이 있는 부비동염 환자는 디젤연소분진을 접촉하기 전부터 ZEB2 단백질이 증가했다. 디젤연소분진은 정상인과 부비동염 환자 모두에서 장벽 기능을 감소시켰으며, 콧속 물혹이 발생되기 전 단계에서 이러한 장벽 기능 악화가 훨씬 뚜렷했다.

만성부비동염 환자가 디젤연소분진에 노출될 경우 ZEB2의 증가와 장벽기능 감소로 콧속 물혹이 동반되는 심한 만성부비동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또 연구팀은 부비동염 동물모델을 이용해 디젤연소분진 노출 실험을 했다. 단순 부비동염을 유발하는 모델에 디젤연소분진이 추가로 노출된 10마리 쥐 모두에서 콧속 물혹이 관찰됐다. 콧속 점막 상피세포에서 ZEB2 발현도 약 4배 증가했고, 상피세포 손상 부위도 6배나 높았다.

신현우 교수는 상피세포의 기능이 약화되면 대기오염 물질에 직접적인 손상 외에도 호흡기로 들어오는 미생물에 취약해진다디젤연소분진을 포함한 대기오염 물질의 발생을 줄이고 환자 노출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의 세계선도 의생명과학자 육성사업(2단계)과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실 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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