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개인의 바이오마커 발현 여부에 따른 ‘맞춤형 보조항암요법’으로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의 생존기간이 크게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황진혁 교수팀(제1저자 신동우 교수)은 환자 개인의 바이오마커 발현에 기반하여 췌장암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을 선택하고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7일 밝혔다. 이 결과는 세계췌장학회 학술지 <Pancreatology> 최근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췌장암은 완치를 위해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아 보조항암요법을 시행하면서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한다. 표준 항암치료는 크게 플루오로우라실 기반 요법과 젬시타빈 요법으로 나뉘지만, 어떤 환자가 어떤 치료에 더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는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폴피리녹스(FOLFIRINOX) 요법이 재발률을 낮추고 생존기간을 늘리는데 가장 효과적이다. 그러나 부작용 때문에 수술 후 회복이 더디거나 고령이거나 기력이 떨어져 있는 환자에게는 적용하기 어렵다.

그래서 연구팀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췌장암 수술을 받은 환자 44명을 대상으로 젬시타빈이 암세포 내로 이동하는 통로인 바이오마커 hENT1(human equilibrative nucleoside transporter 1)의 발현 유무에 따라 맞춤형 항암치료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연구팀은 바이오마커 hENT1의 발현이 높은 환자 18명은 젬시타빈으로 치료하고, 발현이 낮은 환자 26명은 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 요법을 적용하여 평균 28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췌장암 환자 맞춤 항암치료 계획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췌장암 환자 맞춤 항암치료 계획

그 결과 맞춤 항암치료 전략으로 치료했던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이 36개월로, 해당 치료전략을 적용하지 않은 환자들의 평균 생존기간인 22개월에 비해 의미 있게 길었다.

책임저자인 황진혁 교수는 “바이오마커에 기반한 이번 연구를 통해 암 재발률이 감소하고 생존기간이 의미 있는 수준으로 증가했다”면서 “앞으로 임상현장에서 췌장암 수술 후 폴피리녹스 항암요법이 어려울 경우 바이오마커 기반 맞춤항암치료 전략으로 췌장암 환자의 예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황 교수는 또 “췌장암은 치료가 어려운 암이지만,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어 환자들이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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