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모낭조직의 색소 줄기세포를 이용한 백모화(白毛化) 모델이 세계 최초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미국 하버드의대 공동연구팀에 의해 구축됐다.

백모화는 노화나 스트레스, 유전 등의 원인으로 흰머리가 생기는 현상을 말한다. 그동안 염색 외에 치료 방법이 없던 상황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백모화 치료제 개발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

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주희 교수는 피부 생물학 연구의 세계적 석학인 미국 하버드의대 데이비드 피셔 교수팀과 함께 인체 모낭조직을 이용하여 백모화 모델을 구축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피부과학분야 국제학술지 <실험피부학(Experimental Dermat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멜라닌 색소 줄기세포의 조기 분화는 멜라닌 색소 줄기세포를 고갈시키고 이소성 색소 침착을 일으킨다. 이소성 색소 침착은 멜라닌 색소 줄기세포의 분화를 촉진해 백모화를 유발한다.

연구팀은 이 메커니즘을 기반으로 ex vivo모델을 이용해 멜라닌 색소 줄기세포의 색소 침착 및 인간 모낭 내 분화 유전자의 발현을 평가했다. 인체 두피 조직에서 분리된 다수의 모낭에 이온화방사선, 과산화수소 및 노르아드레날린을 포함한 특정 스트레스 신호 매개체를 노출시켜 모낭 돌출부의 이소성 색소 침착을 측정한 것이다.

먼저 비정상적인 멜라닌 줄기세포의 분화를 관찰하기 위해 생체 외 인체 모낭을 이온화방사선과 과산화수소에 노출시켰다. 그 결과 노출된 모낭의 돌출부 부분에서 이소성 색소 침착이 유의하게 증가함을 보였다. 또 인체 모낭에 급성 스트레스 시 교감 뉴런에서 방출하는 신경전달물질인 노르아드레날린을 노출시켰을 때 마찬가지로 모낭의 팽대부에 이소성 색소 침착이 유의하게 증가했다.

이주희 교수는 “이번 연구는 ex vivo 모델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인체 모낭 조직에서 백모화 모델을 구축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체 유래 두피 모낭을 성공적으로 분리, 배양하고 외부 산화스트레스 및 노화과정으로 인한 색소줄기세포의 비정상적인 분화 초기 과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한 마커의 규명은 백모화 기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색소성 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단계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머리카락 색은 모낭 속 멜라닌 줄기세포에 의해 결정된다. 멜라닌 색소를 합성하는 줄기세포의 양이 많을수록 머리색이 짙어진다. 나이가 들수록 멜라닌 줄기세포의 수가 줄어들고 기능이 떨어지면서 백모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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