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

장폐색은 대장암 환자의 30%에서 동반되는 흔한 합병증이다. 이런 경우 개복 수술을 많이 한다. 그러나 스텐트를 삽입한 후 복강경 수술을 시행해도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 결과는 미국내시경복강경외과학회와 유럽복강경외과학회의 공식 저널인 <Surgical Endoscopy> 온라인 판 최근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외과 오흥권 교수팀을 비롯한 5개 의료기관으로 구성된 서울대장항문연구그룹(SECOG)이 함께했다.

오흥권 교수 연구팀은 2002년 7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5개 병원에서 좌측 대장, 즉 비장 만곡부터 상부 직장에 이르는 대장 부위의 폐쇄성 대장암으로 인해 1차적으로 스텐트를 삽입한 후 복강경 수술을 받은 환자(97명)와 개복 수술을 받은 환자(82명)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5년 생존율은 복강경 수술 그룹이 79.1%, 개복 수술 그룹이 69.0%로 두 그룹 간 의미 있는 차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스텐트 삽입 후 복강경 수술에 대한 장기적인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다. 다만 수술 후 보존항암치료 여부가 환자들의 생존에 통계학적으로 중요 변수로 작용하는 만큼, 진행성 대장암인 경우에는 수술 방법에 관계없이 보존항암치료를 받아야 재발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연구는 폐쇄성 좌측 대장암의 스텐트 삽입 후 복강경 수술과 개복 수술의 장기 종양학적 결과를 비교한 연구 중 가장 많은 환자를 대상했으며, 성향점수분석을 적용해 편향을 최소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오흥권 교수는 “과거에는 장폐색을 동반한 대장암 환자는 장 청소를 하지 못한 채 응급으로 절제술이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문합술을 동시에 시행하지 못하고 추후 항문 복원술을 또 다시 시행하는 등 여러 차례 수술을 거쳐야 했다. 또한 장이 부풀어 오른 상태라 시야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개복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오 교수는 “하지만 스텐트 삽입술을 먼저 시행하게 되면 우선 장을 넓혀 배변을 돕고 대장을 안정시킨 뒤에 안전한 수술을 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복강경 수술에 대한 장기적인 안전성이 확인된 만큼 장폐색을 동반한 대장암에 대한 복강경 수술의 적용은 더욱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폐쇄성 대장암에 대한 ‘자가팽창형 금속 스텐트(SEMS)’ 삽입술은 효과적으로 장폐색을 해결하여 응급수술의 위험성을 낮춤과 동시에 환자의 전신상태를 개선한 후 수술을 가능하게 해주는 유용한 수단이다. 그러나 개복수술과 비교해서 스텐트 삽입 후 복강경 수술의 종양학적 결과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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