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독은 세균의 한 종류인 ‘트레포네마 팔리덤’ 감염으로 일어나는 성병이다. 대부분 성관계로 전파되지만 임신한 산모가 매독균을 보유하고 있다면 자궁 내에서 태아로 직접 전파되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임주희 교수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토대로 임신한 산모에게서 태아로 직접 매독균이 옮겨간 ‘선천성 매독’의 진행 상황을 조사·분석한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 임주희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순민, 임주희 교수

이 연구 결과는 생명공학 및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바이오메드 센트럴 소아과학(BMC pediatrics>(IF : 2.849) 최신호에 ‘매독 증상을 지닌 임산부에게서 태어난 대한민국 전체 유아 연구 결과’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연구팀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등재된 총 548명의 선천성 매독 가능성 신생아의 임상 양상과 치료 및 합병 증세에 대해 살폈다. 이 신생아들은 산모가 임신 중 매독 관련 진료를 받았으며, 출행 후 선천성 매독 감염 선별검사인 ‘비트레포네마 검사’를 받은 집단이다.

매독은 예방 가능한 질병임에도 감염된 산모가 영유아를 출산한 확률은 5년 동안 평균 1만명 당 2.8명이었으며, 감소 추세 없이 꾸준하게 이어졌다. 조산할 확률은 1만명 당 0.5명으로 나타났다.

선천성 매독 가능 대상자들의 정밀검사(트레포네마 검사) 결과를 통한 선천성 매독 가능성과 임상 양상, 신경계 매독 가능성, 산모 치료력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하여 총 250명에 대한 치료가 시행됐다. 148명은 10일이 넘는 치료를, 66명은 하루 동안만 치료를 받았다. 26명은 2~9일 동안 치료를 각각 받았다. 치료약으로는 벤자민 페니실린이 73%에서 사용됐다.

선천성 매독으로 치료를 받은 250명에게 가장 흔히 나타난 임상 양상은 황달(140명, 전체 56%)이었다. 뒤를 이어 청각장애(34명, 전체 14%), 신장질환(21명, 8%), 정신지체(19명, 8%) 순서를 보였다. 또한 태내 성장지연과 미숙아도 15명이 관찰돼 전체 6%를 기록했다.

연구팀은 연구 대상인 5년 동안 총 14건의 신경매독 신생아가 발생한 점에도 주목했다. 신경매독은 매독균이 뇌, 수막, 척수와 같은 중추신경계에 침투한 것으로 심각한 질환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연구에서 신경성 매독 환자 중 정신지체 1명, 청각장애 6명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신경성 매독을 보이는 경우에는 정신지체, 눈의 침범, 청각장애, 신장질환 등의 합병증과 유의미한 연관성을 갖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순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토대로 국가 차원에서 선천성 매독을 줄이기 위한 표준화된 지침이 수립되고 질병 치료제도 및 향후 관리 방안이 마련되어 저출산시대에 산모와 신생아의 소중한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독균에 감염된 산모로부터 자궁 내 유아로 전염되는 선천성 매독은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질병 발생 및 사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과거보다 발생 양상이 줄었으나, 세계보건기구(WHO)는 매독 감염 임산부가 매년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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