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짧게나마 쪽잠을 자두는 경찰관이 그렇지 않은 경찰관보다 근무 중 주의력이 더 우수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성신여대 심리학과 서수연 교수 연구팀은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관 278명을 대상으로 수면 및 인지 기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5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간하는 Journal of Sleep Medicine  최근호에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 경찰관들은 약 80% 이상이 교대근무 형태로 일을 하고 있다. 야간근무를 할 때는 피로 누적과 각성 수준 저하로 업무수행 능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경찰관들 역시 약 80%에 가까운 221명이 주간-야간-비번-휴무의 42교대 형태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이들은 낮에만 근무하는 경찰관들에 비해 하루 수면시간이 평균 47분가량 짧았고, 불면증 수준도 1.29배 더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대근무로 유발된 수면 부족은 주의력 및 기억력 손상과 같은 인지기능의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쪽잠이 문제 해결 방안의 하나로 들 수 있다. 그에 따라 연구팀은 야간근무 전 쪽잠을 자지 않은 집단과 잔 집단 사이에 나타나는 인지기능의 차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쪽잠을 잔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더 높은 초점 주의력과 선택적 주의력을 보였다. 초점 주의력은 여러 자극 중 필요한 자극에만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을, 선택적 주의력은 방해 자극에 의해 쉽게 주의분산이 되지 않는 능력을 가리킨다.

구체적으로는 야간근무 전 쪽잠을 잔 집단이 주의 지속력 및 주의 전환능력 검사인 선 추적 검사(TMT A&B)에서 1.04, 상황에 따라 개인이 인지능력을 전환하고 불필요한 반응을 억제하는 능력을 보는 검사인 색채-단어 스트룹 검사(Stroop Test)에서 2.27배 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쪽잠이 야간근무 시간에 각성을 유지하도록 도와 불시의 출동에 대비하여야 하는 경찰관들의 업무 수행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서수연 교수는 경찰관들의 수면 문제를 방치하면 주의력 유지에 나쁜 영향을 끼쳐 업무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가 추후 교대근무 경찰관들의 수면 개선을 위한 치료적 개입 및 관련 제도 구축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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