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서있거나 다리 꼬고 앉는 습관도 하지정맥류 불러, 자주 움직여야 예방
흉터, 치료기간, 재발률 등 획기적으로 줄인 광투시하 전동형 정맥절제술 각광


오후가 되면 유난히 발이 붓고 저리다, 조금만 서있어도 다리가 무겁고 쉽게 피곤해진다, 자다가 자주 쥐가 난다… 평소에 이런 증상에 시달린다면 요즘 한창 유행하는 스키니진이나 겨울바람막이용 내복은 피해야할 듯하다. 이는 하지정맥류의 초기 증상으로, 꽉 죄는 옷을 입으면 다리로 이어지는 혈관을 압박해서 혈액순환을 방해함으로써 정맥류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 별다른 증상 없다고 무시하기 쉬워

직업상 서서 일을 많이 하는 K씨(55세 남자.유통업)는 양쪽 장딴지에 힘줄이 튀어 나오기 시작한지 20년이 넘었지만 특별히 불편한 증상이 없어 방치한 채 지내왔다. 그러던 중 3개월 전부터 간헐적으로 다리에 쥐가 나고 오랜 시간 일을 할 경우 종아리에 근육이 뭉치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곤 했다. 저녁에는 심해졌다가 밤새 푹 쉬고 난 후 아침이면 한결 좋아지는 일이 되풀이되다가 시간이 가면서 점점 빈도가 증가해 병원을 찾았다. 검사결과 발목에서 허벅지 안쪽에 이르는 정맥의 팽창과 변형, 주위의 피부에 갈색 색소 침착을 보이는 전형적인 하지정맥류로 진단되었다.
이처럼 하지정맥류는 겉으로 심하게 튀어나와 있는 경우에도 직접 느끼는 증상이 없어 정작 본인은 안심하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중년 이후의 환자들은 ‘나이가 들면 으레 생기는 병’으로 여기거나 혹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다.

■ 방치하면 습진이나 궤양 등 합병증 유발

하지정맥류는 정맥이 커지면서 푸르게 혈관이 도드라지는 증상이 처음에는 장딴지부터 시작해서 점점 위쪽으로 올라가 사타구니 부분까지 진행하며, 서 있거나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을 때 더 심하게 나타난다.
전 인구의 약 10~20%에서 발생할 만큼 흔한 질환이지만, 겉으로 보기에 흉할 뿐 실질적인 불편감은 크게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환자들이 그냥 방치해 두고 지내다가 증상이 아주 심해지면 병원을 찾는다. 그러나 이 경우 정맥 내에 포함되어있던 노폐물이 다리에 머물면서 습진이나 피부가 썩는 궤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 장시간 서있는 자세, 꽉 죄는 옷 등 영향

다리 정맥의 경우 심장에서 가장 멀리 있는 데다, 중력에 반해 심장 쪽으로 힘들게 거슬러 올라가야하는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정맥피를 끌어올리는 판막이나 장딴지 근육의 활동에 문제가 생겨 제대로 힘을 받지 못하면, 혈액이 혈관 내에 고이면서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피부 위로 지렁이가 기어가는 듯한 구불구불한 형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혈관이 약한 중·장년층이나 장시간 서서 일하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또한 지나치게 허리를 죄는 코르셋 등의 옷에 의해서도 발생하기 쉽다. 정맥 판막이 선천적으로 약하거나 정맥 벽에 구조적인 결함이 있는 경우도 간과할 수 없으며 유전적인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남성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데, 이는 임신과 호르몬제의 사용, 급격한 체중 증가, 꽉 끼는 옷 착용 등의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 근본적인 치료는 수술, 문제혈관 제거해도 지장 없어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나 임신 중일 때, 혹은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의료용 압박스타킹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 요법은 하지정맥류를 완전히 치유할 수는 없고 증상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도와줄 뿐이다.
레이저나 고주파, 주사요법을 통해 망가진 혈관을 부분적으로 제거하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정맥류 부위가 크지 않거나 증세가 심하지 않을 때 사용된다.
많은 사람들이 혈관을 제거하면 신체의 기능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걱정한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문제가 생긴 혈관을 제거해 주는 것이다. 피부에 가까운 정맥은 없애더라도 혈액순환에 지장이 없을 뿐 아니라 방치할 경우 더 큰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기존의 절제술은 절개부위가 커서 흉터가 심하게 남을 뿐 아니라 입원기간이 길고, 겉으로 드러난 혈관만을 처리함으로써 재발률이 높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광투시 전동형 정맥 적출수술은 2㎜ 이하의 작은 구멍을 이용해 혈관 안쪽에 광투시 시술기구를 집어넣어 병든 혈관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기존의 수술법보다 통증이 적고 상처부위가 적다는 장점이 있다.

■ 부지런히 움직이는 습관이 예방의 지름길

하지정맥류는 일단 발생하면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더 이상의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평소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장시간 다리를 움직이지 않고 서있으면 정맥류가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되도록 서있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불가피하게 오래 서 있어야 할 경우에는 다리에 힘을 주었다 뺐다 하는 동작을 반복하거나 제자리 걷기 운동을 하면 정맥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장시간 다리를 꼬고 앉는 것도 정맥류의 원인이 되므로 피해야 한다. 엉덩이나 허벅지가 꼭 끼는 옷을 입거나 허리띠를 너무 조이는 등의 행위만으로도 다리의 혈액순환에 방해를 받을 수 있으므로 주의한다.
특히 임산부의 60~70%가 정맥류를 겪는다. 태아가 커질수록 복부의 혈관을 눌러 다리 쪽에서 올라오는 정맥의 흐름을 방해하는 한편, 체내 호르몬에도 변화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신으면 증상 악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자면서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해주는 것도 정맥벽의 부담을 줄여주므로 좋은 예방법이라 할 수 있다.

<자료제공 = 한림대의료원 강남성심병원 외과 조지웅 교수>
 
,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