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

인공와우이식술을 시행할 때 남아 있는 청력의 보존 여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제시됐다.

아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정연훈 교수팀(김한태 연구조교수)은 청력이 일부 남아 있는 가운데 ‘인공와우이식술’을 받은 환자 59명을 대상으로 측두골 전산화단층촬영(CT) 사진을 분석한 결과 와우(달팽이관) 기저부와 안면신경능이 이루는 각도가 청력 보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임을 확인했다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SCI 국제학술지 <이과학-신경학(Otology & Neurotology)> 최근호에 ‘인공와우이식술시 잔존 청력 보존 예측을 위한 새로운 CT 파라미터 규명: 와우기저부-안면신경능 각도)’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그에 따르면 두 부위의 각도가 ‘0’을 넘는 경우 87.5%의 환자에서 청력이 그대로 보존됐다. 각도가 ‘0’을 넘는다는 것은 귀 안쪽 속귀의 달팽이관으로 통하는 구멍인 정원창에 전극을 삽입할 때 전극이 꺽이지 않으면서 와우 내부 구조물에 손상 없이 가장 부드럽게 삽입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각도가 ‘0’ 보다 작은 경우 기존 청력을 보존할 확률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했다.

따라서 수술 전에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면 잔존 청력을 보존하기 위해 더 부드러운 인공와우 전극을 선택하고 안면신경능 높이를 최대한 낮추는 등 변형된 술식을 적용해야 한다.

정연훈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인공와우이식술시 기존에 남아있는 청력의 보존 여부를 미리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으며, 이에 따른 환자별 맞춤형 인공와우이식술을 시행하는 것이 환자들의 청력 회복에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또 “이번 연구결과가 난청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청력을 회복해 삶의 질을 보다 높이는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인공와우이식술은 귀 뒤의 피부를 절개하고 전극과 유도 코일로 이뤄진 이식기(체내기)의 전극을 와우 내에 삽입해 청신경세포를 직접 자극함으로써 소리를 감지하도록 돕는 수술이다.

과거에는 선천적으로 청력을 잃고 태어나거나 보청기로 해결할 수 없는 영유아나 아동에게 시행하던 인공와우이식술이 최근 평균 수명의 증가로 난청 환자가 급증하면서 청력이 일부 남아 있는 성인, 특히 노년층에서 활발히 시행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혀 듣지 못하는 상태에서만 시행됐으나, 청력이 일부 남아 있는 환자가 인공와우이식술을 받으면 훨씬 좋은 품질의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술 후 기존에 남아있는 청력을 잃을 수 있는 위험도 있어 문제로 지적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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