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성 유전 피부질환인 ‘열성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의 새로운 치료법이 제시됐다.

▲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교수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피부과 이상은 교수와 용인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수찬 교수 연구팀은 열성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RDEB)에서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의 가능성을 밝힌 임상 1/2a 상 연구결과를 최근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RDEB는 표피와 진피를 연결하는 고정원섬유의 주요 구성성분인 제7형 콜라겐의 유전적 결함으로, 태어날 때부터 전신 피부와 점막의 수포와 상처, 심한 통증과 가려움, 합지증 등이 나타난다. 식도 협착으로 인한 영양결핍, 편평세포암의 조기 발생, 여러 장기의 기능부전이 동반될 수 있는 중증의 난치성 유전 피부질환이다.

아직까지 대증적 치료 외에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 없다. 다만 최근 들어 세포치료, 유전자 치료, 약물 치료 등 새로운 치료법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을 뿐이다.

중간엽 줄기세포는 다양한 분화능력, 측분비 및 면역조절능력을 통해 조직 재생을 촉진한다. 제대혈에는 중간엽 줄기세포가 풍부하며, 윤리적 문제없이 채취가 가능하다. 그 뿐만 아니라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는 증식력과 상처 재생능력이 우수하다.

연구팀은 중등증 이상의 RDEB 성인 환자 4명과 2명의 소아 환자를 대상으로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정맥 내로 주입한 치료법(1-3x106 cells/kg)을 시도했다. 치료 후 8~24개월에 걸쳐 추적 관찰을 시행했다.

그 결과 치료 56일 후에 중증도 점수, 질환의 신체 표면적 침범 정도, 수포의 개수, 가려움증 및 통증 지표가 각각 15.7%, 33%, 52.2%, 28%, 40%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부 염증 반응을 의미하는 홍반의 정도가 확연히 감소했다.

   
▲ 용인세브란스병원 피부과 김수찬 교수

또한 연구팀은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주입 치료가 환자의 피부에서 조직 재형성을 유도하는 M2 타입 대식세포를 증가시키는 것이 상처 치유 기전 중 하나임을 규명했다.

아울러 치료 후 가려움증과 관련된 비만세포의 피부 침윤이 감소되고, 환자의 혈장에서 가려움증 및 통증을 매개하는 주요 신경전달물질인 ‘substance P’가 감소함을 증명하면서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의 치료 기전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insight(JCI insight)에 ‘열성 이영양형 수포성 표피박리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정맥 내 주입 치료’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게재됐다.

이상은 교수는 “이번 연구는 RDEB 환자를 대상으로 동종 제대혈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 전신 주입 치료를 시행한 세계 첫 임상 연구”라면서 “현재까지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RDEB 환자의 치료에서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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