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 이상연 전문의

영상과 유전자에 기반을 둔 정밀의료적 인공와우 수술기법이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에 의해 세계 최초로 정립됐다.

인공와우 이식 수술은 환자마다 수술 후 호전되는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최적의 수술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적절한 장치의 선택과 수술 기법, 이식 시기의 결정 등 다양한 요소가 고려돼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연구팀에 의해 정립된 수술기법이 주목받는 이유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제1저자 이상연 전문의)은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와 이과학 분야의 최고 학술지 <이어 앤 히어링(Ear and Hearing)> 최근호에 각각 논문으로 게재했다.

최병윤 교수는 ‘전극 삽입 시 달팽이관의 손상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신경원 세포를 가장 효율적으로 자극시키는 얇은 전극’을 이용한 인공와우 수술을 지난 2018년부터 시작하여 지금까지 300여건을 시행했다. 국내는 물론 아시아에서 최고 기록이다.

이 전극을 이용한 인공와우 수술 시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거리는 수술 결과를 결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최 교수는 이 전극을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풀백 수술 기법’을 적용하고 있다. 전극의 위치를 재 교정하여 전극과 신경원 세포의 접근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이다.

현재까지 이 수술 기법을 통해 수술 받은 환자들에서 전극(전선)의 꼬임이나 전극의 전위는 나타나지 않았고, 잔존 청력 또한 잘 유지시키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이 수술법을 통해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 38명(소아 난청 19명, 성인 난청 19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달팽이관의 크기가 작을수록 동일한 수술 기법 사용 시 전극 삽입 후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간격이 멀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따라서 개인별 달팽이관의 크기를 고려하여 전극삽입 깊이를 조절해야 한다는 사실을 도출했다.

또한 연구팀은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거리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영상 평가 지표를 개발하여 수술 시 전극과 신경원 세포 사이의 거리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접근성을 최대화할 수 있게 됐다.

그 뿐만 아니라 유전자 돌연변이에 따른 난청 진행 양상의 차이점을 분석한 연구를 통해 보다 정밀의학적인 인공와우 수술법의 근거도 제시했다. 소아 난청의 가장 흔한 원인인 SLC26A4 유전자 돌연변이 난청 환자 22명과 GJB2유전자 돌연변이 난청 환자 8명을 비교 분석한 이 연구는 세계 최초로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한 난청 진행 양상의 차이점을 수치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수술 전 저음역에서 잔존 청력이 유지됐던 소아 환자들을 대상으로 평균 3년 이상 청력검사를 통해 경과를 관찰한 결과, SLC26A4 유전자 돌연변이 난청의 진행 속도는 1년 평균 10dB 이상 진행된 반면, GJB2 유전자는 1년 평균 5dB 정도 진행되어 유전자에 따라 난청의 진행 속도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이 두 유전형에 따른 난청의 진행 속도를 저ㆍ중ㆍ고주파수 별로 수치화하여 향후 인공와우 수술 시기의 결정에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다.

최병윤 교수는 “이러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전 영상검사와 유전자 분석을 통해 철저한 개인 맞춤별 인공와우 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적기에 치료를 받으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 교수는 “난청 치료시 청력을 최대한 보존하려면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자신의 달팽이관 크기가 어떠한지, 난청 유전자 유무가 어떠한지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치료시기를 앞당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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