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노화에 따른 수면문제가 남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며, 특히 여성에서 두드러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 연구팀(제1저자 서승완 교수ㆍ한림대 강동성심병원)은 한국 노인의 수면 특성을 남녀로 구분하여 분석 연구를 수행하고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는 정신장애나 신경질환이 없는 60세 이상 노인 4,686명을 대상으로 했다. 연구팀은 이들의 ‘피츠버그 수면질 척도(PSQI)’ 검사 데이터를 기반으로, 2년 주기로 6년간 수면패턴의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여성의 경우 ‘하루 총 수면시간’이 2년 평균 4.22분씩 감소했고, 잠드는 시간대는 연간 약 4분씩 느려졌다. 수면효율(잠든 총시간 대비 실재 수면 시간의 비율)은 1년 마다 0.9%p씩 악화됐는데, 남성에서 해당 증상들에 대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변화가 관찰되지 않은 것과 대조적이다. 또한 ‘주관적 수면의 질’ 항목에서도 남성보다 여성의 감소폭이 더 컸다. 남성에서만 눈에 띄게 관찰되는 수면장애 항목은 ‘주간 졸림 악화’ 뿐이었다.

이처럼 건강한 노인의 수면패턴 노화는 대부분 여성에서 두드러지는 양상을 보였다. 이로써 노인 수면장애의 진단과 치료에서 성별이 주요 기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기웅 교수는 “이 연구는 동양인 고령자의 수면을 장기간 추적한 최초의 대규모 연구라는 데에 학술적 의미가 있다”면서 “연구 결과를 근거로 노인 수면장애의 기준이 객관화, 세분화된다면 맞춤형 수면장애 치료법의 발전에 큰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제학술지 Aging 최신호에 게재된 이 연구는 보건산업진흥원과 질병관리본부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는 ‘한국인의 인지노화와 치매에 대한 전향적 연구(KLOSCAD)’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노인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불면증, 수면시간 감소, 주간 졸림, 수면 질 저하, 수면주기 지연 등이 있다. 이러한 수면장애를 방치하게 되면 뇌졸중, 심장병 등 여러 중증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그러나 치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은 아직 명확하지 않다. 노화에 따른 ‘자연적인 수면 질 저하’와 질환의 범주에 속하는 ‘수면장애’의 경계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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