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미 FTA 협상이 급물살을 타면서 의료서비스 시장의 개방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한미 FTA 협상 이전부터 인천경제특구에 의료서비스를 지역적으로 개방, 동북아 의료허브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해외 환자 유치와 특구 거주 외국인에게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목적으로 해외 유명병원을 유치했다.

현재 특구에 설립되는 외국 의료기관에게는 영리의료법인이 허용되며 내국인 진료까지 가능토록 함으로서 국내 병원과의 역차별 논쟁까지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인천 특구에는 뉴욕 프레스비테리안(NYP Presbyterian) 병원이 600병상 규모로 오는 2008년 개원할 예정으로 잇다. NYP병원은 미국내 평가 7위 병원으로 세계적으로 우수한 의료진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국내 파트너 병원을 물색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의료서비스 개방은 이미 인천 경제특구를 시작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이번 한미 FTA 협상으로 더욱 급물살을 탈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는 ‘의료서비스 개방 논의와 시사점’이라는 주제로 각 분야별 점검을 통해 대응방안등을 내놓고 있다. 다음은 삼성경제연구소의 발표 내용을 요약했다.

의료서비스 개방과 경쟁력

OECD 선진국에 비해 낮은 투자와 만족도는 국내 의료기관의 가장 큰 취약점으로 지적됐다. 최근 3년 간 의료기관의 시설투자는 미국 218달러(1인당), 일본 252달러에 비해 한국은 94달러 수준으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총투자액의 경우 미국과 일본에 비해 더욱 저조한 실정이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 역시 독일이 7.8점으로 가장 높으며 이어 프랑스 7.1점, 미국 6.8점인데 반해 한국은 5.6점에 불과하다.

의료서비스 시장 규모도 OECD 선진국에 비해 취약하다. 한국은 GDP 대비 국민의료비가 5.3%(2002년 기준)로 OECD 국가에 비해 낮다. 미국은 14.6%로 가장 높고 독일 10.95, 프랑스 9.7%, 일본 7.9%이다. 우리나라 1인당 국민의료비는 607달러로 미국의 11.5%, 독일의 23.05, 일본의 24.8% 수준이다.

발전 가능성

임상의료 수준은 선진국에 근접해 있고 의료서비스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현재 국내 임상의료 기술 수준은 미국대비 76%, 일본의 85%, 유럽의 87% 수준이다. 특히 간이식과 특정 암치료는 세계적인 수준을 보이고 있다. 최근 5년간(1998-2002) 국민의료비의 연평균 성장률은 15.5%로 OECD 국가중 가장 높다. 또 한국의 고령화 소요 연수는 18년으로 OECD 국가중 가장 빠르다. 미국은 75년이, 독일은 45년, 프랑스 115년, 일본 26년이 소요됐다.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1인당 의료비는 124만원으로(2004년 기준) 비노인 인구보다 3.3배 높고 의료기관 방문도 2배 이상 높다

점진적 개방이 바람직

국내 의료서비스의 취약한 경쟁력은 점진적인 시장 개방을 원칙으로 대규모 자본 유치를 통해 국내 의료서비스의 대외 경쟁력을 갖춘 후에 시장을 개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우리나라 의료산업경쟁력은 미국 대비 26%, 독일 대비 33%, 일본 대비 38% 수준으로 OECD 선진국 대비 의료산업의 경쟁력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취약한 수준이다.

경쟁력 제고 계기로 활용

인천경제특구에 개원할 NYP 병원은 다양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으로 국내 부유한 환자를 어느 정도 흡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병원은 현행 의보수가보다 5∼6배 정도 높은 가격으로 서비스 판매가 예상된다. 특구 지역에 설립될 외국 병원은 국민건강보험의 수가 적용을 받지 않으며 다양한 영리행위 및 이익배당이 가능한 영리의료법인 형태가 될 것이다.

따라서 특구지역에 등장할 외국계 병원을 국내 병원의 서비스 향상의 촉매제로 활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국내 의료서비스는 국민건강보험의 일률적인 수가 통제로 서비스의 다양화 및 고급화가 미흡. 건강보험공단이 인정하지 않은 신기술, 신약의 사용은 불법으로 간주하고 잇는 등 믾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외국 병원의 등장은 국내 의료기관의 영세성을 극복할 계기로 활용해야 한다.

영리의료법인 허용 검토

국내 의료서비스의 질적 제고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위해서는 영리의료법인 허용해야 한다. 현재 의료법인의 이익 배당 및 영리 행위가 자유롭지 못한 상황에서 대규모 국내 자본 유치에 한계가 있다. 국내에는 영리의료서비스는 금지되며 연구 또는 교육목적으로만 부대사업을 한정하고 있지만 대통령 직속 의료산업선진화 위원회에서 영리의료법인 허용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해외 환자 유치 노력

2005년 총 해외환자는 107,244명으로 전년 대비 33.9% 증가하였지만 국내 거주 외국인 환자가 대부분(99%)이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고급 의료서비스에 대한 잠재 수요가 큰 중국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환자 유치 노력이 필요하다. 13억 중국 인구 중 20억 원 이상 재산을 보유한 부유층은 약 8,000만 명이다. 싱가포르는 아시아 의료허브 구축을 통해 연간 26만명(2004년)의 해외 환자를 유치하여 7억 5천 달러(싱가포르 달러) 매출 달성하고 있다. 미국은 해외 환자 유치로 약 12억 달러(1998년) 매출을 달성하고 있으며 해외 환자 연 평균(1993∼1997) 성장률은 약 10%에 달하고 있다.

현재 국내 의료기관은 국제 경쟁력이 있는 부인과, 피부과, 성형외과를 중심으로 미국, 중국, 베트남에 다양하게 진출하고 있다. 차병원과 SK아이캉, 예메디컬센터 등은 선도적인 해외진출 의료기관이다. 국가별로 보면 중국에 5개, 베트남 5개, 미국 3개, 러시아 1개, 싱가포르 1개 의료기관이 현지 진출해 있으며 정부도 2005년 7월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의료기관 해외진출지원센터" 설치해 놓고 있다.

의료의 공공성 유지 병행

의료서비스 시장 개방이 영리의료법인 허용과 함께 진행될 경우 저소득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보장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공공성이 취약한 상황에서 시장 개방과 영리의료법인 허용은 저소득층의 의료이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체 의료기관 중 공공의료기관 비율은 약 11%, 전체 의료비 중 공공이 부담하는 의료비 약 50%로 공공부문이 취약하다. 적극적 의료개방으로 동북아 의료허브를 구축한 싱가포르가 의료의 공공성이 높다는 사실은 의료에 있어 공공성이 중요함을 암시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전체 병상 중 공공병상 비율이 80%에 이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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