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상훈(좌), 조석기 교수

코로나19 사태가 의료계에서도 새로운 디지털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원격 진료와 원격 환자 모니터링이 보다 확대되기 시작했고, 세계 각국에서 개최되는 각종 학술대회와 세미나는 오프라인 미팅 없이 온라인 행사로 대체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는 3일 XR(eXtended Reality; 확장현실) 기술 플랫폼을 활용한 ‘아시아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ASCVTS)·아시아흉강경수술교육단(ATEP) 교육프로그램’에서 라이브 서저리(Live Surgery)를 진행, 주목을 받았다.

‘XR CLASS’로 불리는 이 플랫폼은 전 세계 어디에서든 가상의 강의실에 접속해 실시간으로 가르치고 배울 수 있는 교육 플랫폼으로, VR 영상 콘텐츠 전문기업인 서틴스플로어가 개발했다.

여기에 테트라시그넘(대표 송영일)이 외과 교육용 콘텐츠로 개선하면서 비대면 의료 교육 플랫폼인 ‘XR Surgical Class’가 탄생한 것이다.

공동연구를 진행한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는 지난 6월 한 달 간 싱가포르 국립대학병원 및 영국 멘체스터로얄병원 흉부외과 의료진과 함께 이 플랫폼의 안정성 및 효용성 시범테스트를 시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3일 분당서울대병원 스마트수술실에서 이뤄진 폐암수술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일본·싱가포르·태국·영국을 비롯한 8개 국가 간 최고 명의들의 강의 및 토론을 실시간으로 진행했다.

   
▲ 가상의 강의실과 수술실 모습

외과교육으로는 세계 최초로 XR 기술을 도입한 원격 교육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XR 기술을 기반으로 개발된 XR CLASS는 현재 최대 43명까지 동시 접속해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시각적으로는 물론 3D XR 이머시브 사운드 기술을 통해 고품질의 음성 대화도 끊김 없이 현장감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 웨비나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줌, 구글미트와 같은 기존 원격 툴과 비교했을 때, 원활한 실시간 음성지원과 실제 현장과 같은 배경화면 구현이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수술을 집도한 흉부외과 조석기 교수는 “기존에 진행해오던 라이브 서저리의 경우 수술실에서 3D 카메라로 수술을 해도 영상을 받아보는 곳에서는 2D로 볼 수밖에 없었고, 제공하는 화면 이외에는 볼 수가 없었다”며, “하지만 이 플랫폼을 활용하면 고개만 돌려도 실제 수술실 모습을 360도 3D 화면으로 볼 수 있고, 여러 시점에서 보고 싶은 수술 부위와 과정을 자세하게 지켜볼 수 있어 몰입도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전상훈 ASCVTS 회장(흉부외과, ATEP 설립자)는 “상대적으로 의료 역량이 부족한 개발도상국 의료진은 해외 각국에서 개최되는 학술대회 및 연수 프로그램에 매번 참석하는 것이 물리적, 비용적으로 쉽지 않다”면서 “이러한 플랫폼을 의료현장에 적극 도입한다면 보다 차별화된 의학콘텐츠와 교육서비스를 최소한의 비용으로 제공할 수 있어, 의과대학 학생들의 새로운 의료교육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덧붙여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의료계에서도 혁신적인 비대면 원격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코로나 이후에 또 다른 감염질환에 의한 팬데믹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기에, 앞으로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이러한 XR 기술을 선도적으로 적용해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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