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 1인당 평균 사용량이 가장 많은 의사

지난해 7월부터 올 6월까지 1년간 식욕억제제가 2억3500만개 이상이 처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는 124만명으로 하루에 3414명 이상의 환자에게 64만 6000개 이상 처방되고 있는 셈이다.

이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제출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으로 처방량이 많은 상위 5개 식욕억제제 품목은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디에틸프로피온, 마진돌, 로카세린이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식욕억제제 처방량 상위 30명 환자의 경우 지난 1년간 환자 1명이 식욕억제제 1만6310개를 12개 의료기관을 돌아다니며 93번 처방받았다. 처방량이 가장 많은 A씨의 경우 의료기관 당 1359개씩 처방건수 1건당 평균 175개를 처방 받았다. 365일 매일 44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은 꼴이다.

의사의 과잉 처방도 문제로 지적됐다. B씨는 한 곳의 의료기관에서 총 1만752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받았다. 이 환자의 경우 1년 동안 같은 병원에서 80번 처방을 받았다. 하루 평균 29.5개의 식욕억제제를 처방 받은 셈이다. 이 두 사람의 경우 식욕억제제의 불법판매 혹은 오·남용이 매우 의심되는 사례이다.

식약처는 현재 의약품 허가기준에 따라 식욕억제제의 처방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의료기관에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처방권은 의사의 고유 권한으로 가이드라인을 어긴다 해도 제제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식욕억제제의 부작용이다. 마약류로 지정되어 관리 중인 식욕억제제는 과다 복용 시 환청이나 환각뿐만 아니라 심한 경우 심장이상, 정신분열 등 치명적인 부작용이 발생한다.

2016년부터 올해 6월까지 식욕억제제로 인한 부작용 보고 건수는 1279건으로 그 중 사망은 4건으로 나타났다. 부작용이 가장 많은 식욕억제제는 로카세린으로 620건이며 펜터민은 489건으로 그 다음으로 부작용이 많이 발생하였다. 부작용이 심각함에도 식욕억제제가 무분별하게 처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식욕억제제를 가장 많이 처방하는 의료기관은 의원급으로 전체 처방량의 96.4%를 차지하고 있다.

처방량이 가장 많은 의사 30명은 모두 의원급에서 근무하였고 지난 1년간 식욕억제제의 처방량은 약 6000만개, 처방 환자는 24만 2000명 이상으로 전체 처방량의 25% 이상, 전체 환자 수의 19% 이상을 차지했다.

이미 사망한 환자의 이름으로 마약류 식욕억제제가 처방된 사실도 있었다. ‘사망자 마약류 처방 현황’에 따르면 8개의 의료기관에서 이미 사망한 8명의 이름으로 펜터민, 펜디메트라진, 로카세린 등의 식욕억제제 6종이 1786.5개 처방됐다. 이들 8개 병원은 모두 적발되어 현재 수사 중이다.

김상희 의원은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구축된지 1년이 지난 만큼 식약처가 책임 있는 자세로 마약류 관리에 만전을 다해야 하며, 의사가 환자의 오·남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환자 투약내역 확인 할 수 있는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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