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 기념 ‘세브란스 독립운동사’가 발간됐다.

연세대 의과대학 인문사회의학교실 의사학과에서 발간한 이 책에 따르면 세브란스 졸업생은 물론 세브란스를 거쳐간 60여명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이 중 32명은 공적을 인정받아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포상을 받았다. 당시 세브란스의 교수, 학생, 직원, 간호사 등 전 구성원이 독립운동에 참여했다.

책은 1부에서 세브란스 초기 졸업생들이 참여한 독립운동 활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2부에선 본격적인 독립운동이 전개된 시점을 기준으로 3·1운동의 전개와 세브란스 인물들의 활동을 다뤘다.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한 활동과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 YMCA의 활동, 전국 각지의 주요 3·1운동에 대해 다루며 지역별 3·1운동의 중심이 된 인물과 기관에 대해서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 세브란스의 독립운동이 세브란스의학생 배동석의 하숙집 ‘경성부 화천정 126번지(현 서울시 중구 순화동)’를 중심으로 시작된 것을 새롭게 밝혔다. 배동석은 1917년 세브란스연합의학전문학교에 입학했는데 입학 전부터 배일혐의로 옥고를 치르기도 한 인물이다. 당시 학생조직인 교남학생친목회 회장으로 3·1만세시위 가담으로 징역 1년형을 받았다. 배동석이 독립만세운동을 주도한 학생세력의 배후에 존재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화천정 126번지에는 배동석을 포함 김문진, 김봉렬, 김성국, 김찬두, 이굉상의 6명의 세브란스 학생들이 모여 살았다. 그들은 같은 하숙집에서 3·1만세시위를 계획하고, 민족독립을 염원하는 민족의 열기를 공유하였다. 모두 3·1만세시위에 가담했고, 모두가 옥고를 치렀다. 이들 이외에도 세브란스의 학생들은 전국으로 독립선언서를 배포하는 막중한 업무도 담당했다.

간호사들은 3·1만세시위 도중 다쳐서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뿐만 아니라 붕대를 들고 시위에 참가해 부상자들을 간호했다. 세브란스 간호사들은 시위 도중 체포된 독립운동가들의 옥바라지에서부터 독립자금 모금 등을 위해 애국부인회를 조직하는 등 독립운동에 적극 가담했다.

3·1운동 이후 독립운동의 거점이 될 정부 수립 움직임이 가속화 되면서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워지고, 세브란스인들은 임시정부의 요원이나 임시의정원 의원 등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임시정부는 독립전쟁 수행에 필요한 의료인력 양성을 위해 임시정부 산하에 적십자간호원양성소를 설립했는데, 세브란스 출신인 곽병규, 정영준, 김창세 등 3명의 교수가 그곳에서 활약했다.

임시정부 수립과 함께 국내 독립운동 체계도 마련됐다. 국내에서는 청년외교단과 애국부인회를 중심으로 독립운동이 전개됐는데 이들 단체에는 세브란스 직원과 간호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3부에서는 이렇게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수립되면서 진행된 독립운동과 중국과 러시아 지역에서 이뤄진 독립운동에서 세브란스인들의 활약상을 담았다. 마지막으로 4부에서는 1920년대 중반 이후 국내 독립운동을 살펴보며 신간회 등 민족운동조직에 참여한 세브란스인을 조명했다.

책은 당시 시대적 상황을 엿볼 수 있는 기사나 역사적 가치가 있는 사료, 당시 활약했던 독립투사들의 사진을 통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의사학과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국내외 의사 독립운동 유적지를 소개하는 ‘근대의학과 의사 독립운동 탐방기’도 발간했다. 자료 고증을 통해 언제든지 답사할 수 있도록 국외편과 국내편으로 구성된 안내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