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세포의 림프절 전이를 밝힌 이번 연구를 수행한 이충근 박사(왼쪽)와 고규영 단장(오른쪽)은 "이번 연구는 주로 실험동물에서 이루어졌기에 실제 암환자에 있어서도 림프절 전이에 지방산 산화 및 담즙산이 중요한지 후속 연구를 통해 더 밝혀내고 싶다“고 밝혔다.<사진 IBS 커뮤니케이션팀>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하기 위해 지방산을 핵심 연료로 활용한다는 사실을 우리나라 연구자가 주축으로 참여한 연구에서 처음으로 규명했다.

특히 림프절로의 암 전이 여부는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결정하는 예후인자이자 치료방향을 설정하는 필수지표와 같기에 이번 규명에 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혈관연구단은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할 때 지방산을 연료로 활용해 주변 환경에 적응하고 대사과정을 변화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IF 41.058)’ 8일자에 발표했다.

끊임없이 분열과 증식을 거듭하는 암세포는 주변으로 자신의 영역을 확장한다. 림프관을 통해 가까운 주변 림프절로, 혈관을 통해 간이나 폐 같은 멀리 떨어진 장기로 서식지를 옮긴다. 암세포의 전이는 암 입장에선 생존전략이나 다름없다.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림프절로의 전이 기전은 아직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각종 면역세포가 포진되어 있는 면역기관인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도달한 이후 미세환경에 적응해 살아남는 건지는 의문으로 남아있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의문에 해답을 제시한 것이다.

연구진은 흑색종(피부암)과 유방암 모델 생쥐를 중심으로 종양이 최초로 시작되는 원발 종양(primary tumor)과 림프절 전이 종양을 단계별로 살펴보는 연구를 설계했다.

림프절로 전이가 진행될수록 지방대사와 관련된 유전자들이 활성화되고, 특히 지방산을 분해해 에너지를 얻는 지방산 산화 과정이 활발함을 발견했다.

즉, 암세포가 림프절로 전이되면서 에너지를 얻는 대사 방법을 지방산을 사용한다는 것을 처음으로 발견한 것이다.

고규영 단장과 이충근 박사(종양내과 전문의)는 “이번 연구는 암 전이의 첫 관문인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대사를 변화시켜 지방산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는 현상과 그 기전을 처음으로 밝혔다”면서, “이번 연구로 림프절 전이 자체를 표적으로 하는 항암제 개발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연구 성과의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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