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수, 최정윤 교수

자세를 바꿀 때 생기는 체위성 어지럼증이 생긴다면 이석증 뿐 아니라 뇌질환도 의심해봐야 한다.

체위성 어지럼증이란 자세를 바꾸거나 머리의 위치가 변화할 때 발생하는 어지럼증을 뜻한다. 대표적인 원인은 속칭 이석증(이석기관에 있어야 할 돌 부스러기가 반고리관에 유입돼 환자가 자세를 바꿀 때마다 돌이 움직이면서 어지럼증을 불러일으키는 질환)이라고 불리는 ‘양성돌발두위현훈’이다.

그러나 뇌졸중, 뇌종양 등도 체위성 어지럼증을 유발할 수 있다. 비교적 치료가 용이한 이석증과는 달리 뇌질환이 원인일 경우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까지 초래할만큼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치료에 적극 나서야 한다.

분당서울대병원 어지럼증센터 최정윤·김지수 교수팀(신경과)은 뇌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중추성 체위 어지럼증과 안진(눈떨림)의 양상을 이석증 환자와 비교분석해 그 특징을 규명하고 발생 기전까지 제시했으며, 이 연구논문은 신경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 중 하나인 ‘뇌(Brain)’ 2018년 3월호에 게재됐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뇌질환에 의해 발생하는 체위성 어지럼증 및 안진은 주로 소뇌의 가운데 결절부위에 문제가 있을 때 발생한다고 밝혀졌다.

이 부위는 지구에서 정상적으로 생활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기능인 중력의 방향을 예측하는 역할을 하는데, 뇌졸중, 뇌종양, 퇴행성 뇌질환 등에 의해 이러한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게 되면 자세를 바꿀 때마다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김지수 교수는 “뇌질환과 이석증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 및 안진은 매우 유사해 둘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지만 뇌질환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뇌 병변에 의한 체위성 어지럼증 및 안진을 정확하게 진단하는데 임상적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시한 발생기전은 뇌 질환의 후유증으로 지속되는 중추성 어지럼증에 대한 이해를 증진시키고, 중추성 어지럼증 극복을 위한 향후 연구의 단초를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분당서울대병원 최정윤 교수(공동 제1저자)와 김지수 교수(책임저자), 독일 뮌헨대학교 Stefan Glasauer교수(공동 제1저자), 고려대 구로병원 김지현 교수,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David Zee 교수가 공동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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