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김용운씨와 아들 김일호씨, 김동익 교수. 실제 나이 98세인 김 씨는 최근 대동맥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을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다.

의료계가 고령사회로 본격 진입하면서 90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치료도 적극 시행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혈관외과 김동익 교수팀은 최근 98세 복부대동맥류 환자 수술을 했다. 김씨의 주민등록상 나이는 95세지만 실제 나이는 이보다 3살이 더 많다. 100세 가까운 노인도 적절한 치료환경과 숙련된 의료진이 뒷받침되면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복부대동맥류란 동맥이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병으로, 크기가 클수록 터질 위험이 크다. 순식간에 대량의 출혈이 발생해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4시간 대동맥전담팀을 즉각 가동했다. 지난 2014년부터 분초를 다투는 대동맥 관련 질환에 대응하기 위해 혈관외과·심장외과·순환기내과·중환자의학과·응급의학과 등 여러 유관 진료과를 모아 다학제 전담팀을 꾸리고 운영 중이다.

김씨가 작년 12월 27일 밤 11시 응급실에 도착하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전담팀 의료진 정병훈 외과 전문의가 환자 상태를 살피고, 사전에 확보한 중환자실로 김씨를 옮겨 초기 대응에 나섰다.

검사 결과 김씨의 복부대동맥류 지름은 9cm 가량 됐다. 건강한 일반인은 2cm 정도다. 3cm면 복부대동맥류로 진단받게 된다. 그대로 뒀다면 1년 안에 터져 김씨의 생명을 앗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

다행히 복부대동맥류가 터진 상태는 아니어서 응급 수술이 아니라 전신적 검사 등을 통해 치료 전후의 위험 요소들을 확인하고 철저한 준비를 했다.

김동익 교수팀은 지난 2일 대동맥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을 시행했다. 김씨처럼 고령인 환자들의 경우 수술 합병증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스텐트 그라프트라는 인공혈관을 삽입해 혈관 내 압력이 동맥류 벽에 전달되지 못하게 하여 파열을 방지하는 시술이 전 세계적으로 권장되고 있다.

2시간에 걸쳐 진행된 시술은 성공적으로 마무리 돼 김 씨는 현재 복부 대동맥류 파열에 대한 위험을 떨쳐냈다.

김동익 교수는 “대동맥류는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이 커지고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내다 파열하면 매우 치명적인 무서운 병”이라며 “최근 의학발전으로 나이와 관계없이 적극적인 치료가 가능해진 만큼 고령 환자들도 치료를 미루거나 망설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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