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인향, 김정현 교수

소방관들은 직무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경이나 고난 이후 본래의 건강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심리적 힘인 회복탄력성이 낮을수록 같은 경향을 보였다.

분당서울대병원 공공의료사업단 김인향·김정현 교수팀은 7151명의 소방공무원을 설문, ‘소방관의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이 우울증 및 음주 문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소방관은 직업적 특성상 항시 외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우울증 및 알코올 사용 장애 등 각종 정신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일반인에 비해 최대 10배 가까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정신질환들은 각각 따로 발생할 수도 있지만,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는 두 가지 이상의 증상이 동반돼 나타난다. 특히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우울증, 혹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가 공존할 경우, 소방관들의 개인적인 삶과 공적인 삶의 영역 모두에서 겪는 어려움은 상당히 심각하다.

이러한 이유로 소방관의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제고되고 있지만, 국내외적으로 소방관의 정신건강에 관한 연구는 극히 제한적이다. 때문에 소방관의 정신질환에 대한 위험요인 및 보호요인을 밝혀내 질환이 발생하기 전 미리 예측하고 예방하기 위한 노력이 시급한 상황.

연구팀의 분석결과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은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이었다. 직무 스트레스 점수가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는 0.006점, 알코올 사용 장애 점수는 0.005점 증가했다.

반면 회복탄력성 점수는 1 증가할수록 우울장애 점수가 0.147점, 알코올 사용 장애 점수는 0.069점 감소한 결과를 보였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소방관이 지난 한 해 경험한 외상 사건은 평균 9.5회였다.

결과적으로 기존에 정신과적 질환을 갖고 있지 않은 소방관이라도 직무 스트레스와 회복탄력성에 따라 우울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에 대한 취약성이 상당히 증가한다는 사실을 확인됐다.

김인향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직무 스트레스를 줄이고 회복탄력성을 증진시키면 우울장애와 알코올 사용 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을 예방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소방관은 외상 노출, 응급상황, 교대근무, 감정노동으로 인해 그 누구보다 직무 스트레스가 높은 만큼, 근무 여건 개선에 관심을 두면서 발생 가능한 정신질환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개인마다 타고난 회복탄력성의 정도는 다르지만,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을 강화할 수 있듯이 충분한 휴식과 여가, 규칙적인 운동, 긍정적인 태도와 같은 훈련을 통해 회복탄력성을 향상시키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세계기분장애학회 공식 학회지(Journal of Affective Disorder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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