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들의 이직사유 1위는 10년간 줄곧 ‘타병원으로 이직’이 차지하고 있다. ‘출산·육아 문제’로 의료현장을 떠나는 것이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 대한간호협회가 발간한 ‘대한간호’ 통권 제263호에 실린 ‘병원간호사 근로조건 개선 방향’ 보고서에 따른 것으로, 보고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간호사 법정인력 기준 미충족 병원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도적 제재 장치 마련, 인력기준 충족을 지원하기 위한 수가체계 개선 등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병원간호사회가 매년 발표하고 있는 ‘병원 간호사 실태조사’ 연구 결과물을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분석한 것.

이에 따르면 간호사 부족문제 해결을 위해 간호대학 신증설과 정원 확대가 매년 계속되면서 간호사 신규 면허자 수도 크게 늘어나 2006년 1만495명에서 2016년에는 1만7505명으로 66.8%(7010명, 정원 외 입학자 수 제외)가 늘었다.

그러나 매년 2만8000개가 넘는 신규 병상이 설치되고 있으며, 198개 정도의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이 매년 새로 생겨나고 있어 만성적인 간호사 부족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들의 보수적인 채용행태로 인해 10개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가운데 4곳 가량이 비정규직 간호사를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 “타병원으로 이직은 근무조건이 더 나은 곳으로의 이동을 뜻하고, 출산·육아 문제는 3교대 근무로 인해 일·가정 양립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로 인해 야기된 간호사 부족 문제는 이제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하며 국민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정부도 간호대학 신증설과 입학정원 확대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을 강구하지 못하고 있는 사이 경력 단절 유휴간호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현재 간호사 1명이 평균 19.5명의 환자를 담당하고 있어 미국(5.4명)이나 일본(7명), 호주(4명) 등 선진외국과 비교하면 적게는 3배에서 많게는 5배까지의 높은 노동강도를 강요하고 있다.

간호사 1명당 담당환자 수를 10년 전과 비교해 보면 2006년 평균 27.6명에서 19.5명으로 8.1명 감소했다. 특히, 이를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병원이 2006년 평균 44명에서 2016년 24.8명으로 19.2명으로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우리나라의 간호사 면허자 수는 현재 37만6000여 명으로 이 가운데 의료기관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18만 명 수준에 불과하며, 유휴간호사 중 20∼50대는 모두 10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간호사 이직률은 병원 규모가 작을수록 높게 나타나 병원(21.4%)>종합병원(17.2%)>상급종합병원(8.4%) 순을 보이고 있다. 300병상 미만 규모인 종합병원인 중소병원 간호인력 부족의 주원인은 병상 증설로 인한 인력부족에다 대형병원으로의 이동, 낮은 급여, 열악한 근무환경 등을 들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중소병원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들의 타병원으로의 이직을 막고 출산·육아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서는 다양한 탄력근무제의 도입을 통한 유휴간호사의 구체적이고도 근본적인 유입방안 마련과 함께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전면적인 시행이 우선돼야 한다”면서 “그러나 인력확충이 단지 병원 사용자측의 비용부담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과제라는 인식개선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함께 “간호사 법정인력 기준 미충족 병원에 대한 강력한 법적 제도적 제재 장치 마련과 이 같은 인력기준 충족을 지원하기 위한 수가체계 개선 등 각종 방안을 즉각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