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창호 교수

‘수면무호흡증’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팀은 수면 중 일시적으로 호흡이 정지하는 ‘수면무호흡증’이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알츠하이머병 저널 최신호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아밀로이드 침착을 사람 뇌에서 확인한 세계 최초의 연구결과다.

치매를 유발하는 질환은 100여 가지가 넘지만, 치매 전체의 60-80%는 알츠하이머병에 의해 발생한다. 따라서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거나 진행을 늦추기 위한 방법을 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이러한 노력 중 하나가 노화, 특정유전형, 고혈압, 당뇨, 우울, 운동부족 등의 위험 요소를 발견해 제거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령, 특정유전형은 예방을 위한 교정이 불가능하고, 혈압, 당뇨, 운동부족은 상당 부분 개선되더라도 여전히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위험이 상존한다. 따라서 아직 확인되지 않은 치매 위험요인을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윤창호 교수팀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은 성인 인구 4-8%가 앓고 있는 흔한 신경계 수면질환으로, 수면 중 기도 막힘이나 호흡조절의 어려움으로 신체 산소공급이 반복 중단된다. 이는 반복적 저산소증과 깊이 잠들지 못하고 수시로 깨는 수면분절을 초래해 주간졸음,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고, 부정맥, 심근허혈, 뇌졸중 발병 위험을 증가시킨다.

알츠하이머병은 단백질의 일종인 병적 아밀로이드가 뇌에 축적돼 발생하는데, 연구팀은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치매 발병 증가를 확인하고자 50-65세(알츠하이머병 발병 전, 아밀로이드 침착 시작 시기) 정상인지기능을 지닌 수면무호흡증군(19명)과 대조군(19명)을 대상으로 PiB-PET을 시행 뇌 내 아밀로이드 양을 측정 비교했다.

그 결과, 수면무호흡증군에서 아밀로이드 침착 증가가 우측 측두엽 피질과 뒤쪽 띠이랑에서 확인됐다. 이는 알츠하이머 병적 이상이 시작하는 부위에 해당한다.

윤창호 교수는 “깨어있는 동안 뇌 세포 활동으로 조직 내에 쌓인 아밀로이드는 수면 중 뇌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액을 통해 배출된다”며 “수면무호흡증에 의한 수면 질 저하가 아밀로이드의 배출을 방해해 뇌에 쌓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알츠하이머병은 보통 65세 이후에 시작하지만, 원인이 되는 아밀로이드 침착은 이보다 앞선 40-50대에 시작된다”며, “알츠하이머병이 생긴 이후에는 쌓인 아밀로이드를 제거하더라도 질병 진행과 증상의 경감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기 때문에 아밀로이드 침착을 막기 위해 미리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아밀로이드 침착이 시작되는 중년 성인시기에 수면무호흡증 여부를 확인하고 지속적양압기치료(CPAP)와 같은 효과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알츠하이머병의 위험이나 진행을 늦추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 뇌신경센터 윤창호·이호영 교수, 고려대 안산병원 호흡기내과 신철 교수, 하버드의대 로버트 토마스 ·더글라스 그리브 교수, 보스턴대학 로다 오 교수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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