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범 교수

우리나라 의료진이 개발한 인공심장판막의 상용화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특히 이번에 개발한 자가확장형 폐동맥 인공심장판막과 스텐트는 상용화된 제품이 없어 세계 시장 진출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 분야는 현재 한국·미국·중국이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김기범 교수팀(소아흉부외과 김용진·임홍국 교수)은 최근 돼지의 심장 외막으로 만든 폐동맥 인공심장판막을 스텐트 시술을 통해 10명의 환자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19일 밝혔다.

이번에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친 국산판막이 상용화되면, 개당 수천만 원에 달하는 판막의 수입비용을 절감하고, 우리나라 의료기술의 세계화와 국부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 교수팀은 2004년 보건복지부에서 지원한 바이오이종장기사업단을 통해 돼지와 소의 심장 외막을 이용한 인공심장판막 개발을 시작했다. 그리고 개흉(가슴을 여는) 수술 대신 간단한 시술로 판막을 이식하기 위해 태웅메디칼과 스텐트 개발도 동시에 진행했다.

▲ 스텐트

오랜 연구 끝에 개발된 판막은 이종이식의 문제점인 면역거부반응이 ‘0’에 가까운 차별화된 장점을 가졌고, 이를 통해 미국과 중국의 판막보다 우수한 내구성과 안정성을 확보했다.

이 판막을 2011년부터 동물에 이식해 왔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2015년 7월)를 받아 지난해 2월 첫 임상시험을 시작했다. 이번에 임상시험에 참가한 판막질환 환자 10명은 6개월의 추적관찰 기간 동안 심각했던 역류가 최소화됐으며, 면역거부반응도 나타나지 않았다. 역류가 거의 사라지면서, 우심실의 부피도 평균 32.1%나 줄었다.

또 스텐트 시술로 판막을 이식해, 중환자실을 거치지 않고 일반병실에서 4일 내에 퇴원했으며, 이식으로 인한 특별한 합병증도 나타나지 않았다.

폐동맥판막은 우심실이 폐동맥으로 혈액을 뿜어낼 때 혈액이 우심실로 역류하는 것을 막아준다. 이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혈액의 역류가 나타나 심장의 펌프기능에 부담을 주고, 결과적으로 심장이 신체에 혈액을 충분하게 공급하는 것을 어렵게 만든다.

최근 인공심장판막 치료는 피부정맥에 도관을 삽입하고 도관을 따라 판막을 감싼 스텐트를 판막 부위에 이식하는 시술이 주목받고 있다.

현재 고령층의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타비(TAVI)라고 불리는 자가확장형 인공심장판막-스텐트가 상용화되어 있다.

그러나 연구팀이 개발한 스텐트와 판막은 폐동맥판막 질환에 특화된 것으로 차별성이 있다.

김기범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인공심장판막은 해외학회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며, “세계 최대 규모의 판막회사에서도 문의가 왔지만, 판막의 국산화를 위해 모든 기술을 국내 업체인 태웅메디칼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5개 의료기관에서 다기관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소의료기기로 최종 허가를 받으면, 태웅메디칼에서 상용화를 진행하게 된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저작권자 © 메드월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