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열린 대한폐경학회의 ‘MHT와 암’ 집담회 토론장면

“폐경호르몬요법(MHT)은 통상적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그러나 유방암, 심근경색, 심장혈관질환 등 위험요인이 있을 경우엔 절대 사용해선 안된다.”

지난 2002년 WHI(Women’s Health Initiative)연구 발표 후 이득보다 위험이 크다고 알려져 사용이 급감한 MHT와 관련, 15년이 지난 현재 사실과 다른 결과들이 지속적으로 발표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대한폐경학회(회장 윤병구)는 12일 오후 6시 엘타워 스포타임 5층 멜론홀에서 유관학회와 함께 ‘MHT와 암’ 제목으로 집담회를 가졌다. 이러한 내용은 몇 년전부터 세계적으로 논의가 진행돼 온 것이기에 이번 집담회는 우리나라에서도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화두를 의학계에 던진 셈이다.

폐경학회에 따르면 여러 임상시험 결과를 메타분석해보면, 호르몬이 주로 사용되는 폐경 10년 내 혹은 50대 여성에서 MHT는 심장병 위험을 48% 감소시키고, 전체 사망을 30% 감소시키고 있다.

결국 MHT에 따른 암 위험이 과장(특히 유방암)돼, 많은 폐경 여성이 근거가 부족한 보완요법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날 가톨릭의대 김미란 교수는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 발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사망률이 낮고,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면서, “사망률 관점에서 보면 여성에서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보다는 심혈관으로 인한 사망률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서울의대 김훈 교수는 “에스트로겐은 콤비네이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에스트로겐 단독과 프로게스토겐 병용요법(EPT군)은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다”며, “에스트로겐 단독군은 유방암이 감소하고 EPT군에서 유방암은 과거 사용자에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궁을 절제받은 수술을 한 경우 에스트로겐 단독 요법은 오히려 유방암을 감소시킨다”며, “적절한 폐경호르몬치료가 효과적으로 갱년기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자궁이 있는 일반 여성에게 사용하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토겐 복합치료의 경우에도 프로게스토겐의 종류에 따라 위험성이 다른데, 미분화 프로게스테론이나 다이드로게스테론 등의 프로게스토겐을 사용하는 경우는 유방암의 위험성이 증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신정호 폐경학회 홍보위원장도 “체중 4kg 증가, 밤샘작업, 불규칙한 수면 보다 호르몬치료가 유방암 발생 위험이 적다”며,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폐경호르몬요법(MHT)이 갱년기증상을 호전시켜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윤병구 회장은 “60세 이전 여성에서 폐경 호르몬 치료는 당뇨의 발생을 줄여주고 대장암의 발생을 낮춰주는 등 전체 사망률을 낮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폐경 증상으로 삶의 질이 저하된 여성들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폐경호르몬치료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을 받아볼 것”을 주문했다.

특히 “폐경후 호르몬치료는 늘어나는 여성 수명에 견주어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더 많다”고 밝히고 “호르몬치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유관학회는 한국유방암학회 김성용 총무이사(순천향의대 천안병원), 여성심장질환연구회 김명아 회장(서울의대 보라매병원), 대한골대사학회 변동원 회장(순천향의대)이 참석해, 소속 학회에서 바라보는 관련 내용에 대한 현실과 과제 등의 논의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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