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의과대학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팀이 한타바이러스 종인 임진바이러스(Imjin virus)가 생태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다양한 형태의 유전자 교환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를 처음으로 발표했다.

한타바이러스는 쥐로부터 사람에게 감염되며 신부전증, 출혈, 혈소판 감소증, 쇼크 등을 일으켜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바이러스로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 고르게 분포해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발견된 한타바이러스 종에는 한탄, 서울, 무주, 수청, 제주 및 임진바이러스가 있다. 이중 임진바이러스는 지난 2009년 송진원 교수가 비무장지대(DMZ) 임진강 일대에서 서식하는 식충목과 우수리 땃쥐(Crocidura lasiura)에서 세계 최초로 발견 및 분리에 성공했다.

송진원 교수팀은 2011~2014년 채집한 땃쥐의 임진바이러스 유전체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경기도와 강원도의 숙주간 임진바이러스 감염률이 유사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 혈청학·분자 생물학 분석을 통해 오랜 기간 진화를 거듭하면서 면역 체계가 발달된 자연 숙주라도 임진바이러스에 전염성이 강하며 이로 인해 다양한 감염 형태가 나타난다는 결과를 도출했다.

이와 함께 임진바이러스가 유전자 교환을 통해 자연적으로 유전자 재조합 및 유전자 재편성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을 시사해 큰 의미가 있다.

연구결과는 15일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과학학술지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국내 식충목 한타바이러스인 임진바이러스의 자연 상태에서 역동적 순환과 유전자 교환’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송진원 교수는 “최근 아프리카에서 발견된 한타바이러스도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다는 발표가 있는 것처럼 지속적으로 발견되는 신종 고병원성 바이러스는 전 세계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한타바이러스와 숙주 간 상호작용과 진화에 대한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신종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감시체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