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ST 디스크를 개발한 조윤경 교수팀의 모습. 왼쪽부터 박주희 연구원, 임민지 대학원생, 김태형 박사, 오정민 박사
UNIST(총장 정무영) 생명과학부의 조윤경 교수(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 그룹리더)가 이끄는 공동 연구진은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혈관 내를 순환하는 종양세포(CTC)를 선택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암 조직에서 떨어져 나와 핏속에서 떠다니는 종양세포는 다른 조직에 부착하면 전이암이 발생하게 된다. 이 세포를 미리 찾아내면 전이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지만, 혈액 1㎖ 속 종양세포는 수십 개 미만으로 매우 적어 검출하기 어렵다.

조윤경 교수팀은 ‘FAST(Fluid Assisted Separation Technology)’ 기술을 랩온어디스크(Lab-on-a-disc)에 적용해 수㎖의 혈액에서 1분 내에 CTC를 95% 이상의 효율로 포획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랩온어디스크에 마이크로 필터를 장착시켜 크기 차이로 세포를 분리하는 방식이다.

FAST 랩온어디스크 위쪽으로 혈액을 넣은 뒤, 구동장치에 넣고 회전시키면 크기가 작은 혈구세포가 필터 아래쪽으로 빠져나가고 CTC만 남는다. 필터는 랩온어디스크 가운데에 들어가는데 혈액이 걸러지는 아래쪽에는 항상 물이 채워진다. 채워진 물이 ‘마중물’ 역할을 해, 혈액이 필터 전면에서 고르게 걸러지므로, CTC가 손상되는 것도 막는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이용해 142명의 다양한 암환자와 50명의 정상인의 혈액 검사를 진행해 CTC 검출 성능을 검증했다. 특히 폐암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CTC에서 조직검사 때와 동일한 유전정보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으로 분자진단이나 맞춤형 진료에 이 기술을 활용 가능하다는 걸 보여준다.

조윤경 교수는 “소형 장비를 활용하고 사용법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직접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한 기술”이라며 “조직 검사가 아닌 채혈만으로 암세포를 검출할 수 있어 향후 전이암의 조기 진단이나 항암치료 효과의 모니터링 등 암의 진단과 치료에 유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기술은 미국화학회에서 발행하는 분석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분석화학(Analytical Chemistry)’ 최신호 표지로 게재됐다.

한편 이번 연구는 부산대학교병원(PNUH)의 박도윤 교수팀과 공동으로 진행됐다, 연구 지원은 보건복지부의 임상현장 발굴 국가핵심 중개연구 사업과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연성물질연구단을 통해 이뤄졌다. 또 해당 기술은 국내 벤처 기업 ㈜클리노믹스에 기술이전돼 사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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