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자기유도네비게이션기관지경술 모식도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전상훈, 조석기)와 호흡기내과(윤호일)로 구성된 폐암팀이 환자의 고통은 크게 줄이면서도 암 진단의 정확성은 획기적으로 높인 전자기유도 방식의 네비게이션 기관지경술(ENB; Electromagnetic Navigation Bronchoscopy)을 국내 최초로 도입, 6월 24일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지금까지 폐암진단은 ‘경피적 세침흡인검사’와 ‘절개술’을 통해 확인했으나 이는 환자에게 심한 고통을 주는 침습적 검사로 폐 깊숙이 자리 잡은 암 세포의 경우 검사가 크게 어려워지는 한계도 있었다. 또 폐 조직이 크게 손상되거나 기흉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았다.

그러나 이번에 성공한 ‘전자기유도 네비게이션 기관지경술’은 미국에서 처음 시행된 후 1년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최신 의학기술로 폐 내부로 직접 접근할 수 있어 정확한 위치에서 조직을 추출할 수 있으면서도 안전성은 오히려 높아져 기존 검사법의 한계를 넘어섰으며 고통까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어 폐암 진단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네비게이션’ 프로그램은 CT를 통해 확보한 영상 정보를 바탕으로 폐를 3차원 지도로 구성하고 암 세포가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부위에 카테터가 최적, 최단 경로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전자기유도 패드와 위성 역할을 하는 센서 패치가 GPS처럼 정확한 위치를 따라갈 수 있도록 카테터를 추적한다. 좁은 폐기도에 도달해야 할 때는 카테터 속에서 미세 카테터가 나와 목적지까지 직접 접근할 수 있다.

국내 첫 ENB 검사를 시행한 호흡기내과 윤호일 교수는 “폐암 진단을 위한 검사에서부터 큰 고통을 겪고 나서 정작 암의 치료에 소극적이 되거나, 심지어 치료를 포기하려는 환자까지 있는 것을 보고 새 검사법의 도입을 미룰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연구 결과에 따르면 ENB 검사는 2cm 이상 크기의 병변에서 100%, 2cm 이하에서도 87%의 진단율을 보였고, 기흉 등 부작용도 세침검사의 1/10 수준에 불과해 안전성과 효과성이 입증된 검사법”이라고 말했다.

▲ (좌로부터)전상훈, 윤호일, 조석기 교수
새 검사법을 발견하고 직접 도입을 결정한 전상훈 원장(흉부외과)은 “이번에 도입된 ENB 검사뿐만 아니라 다른 최신 의학기술의 혜택도 우리 국민께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현재 검사에 활용중인 ENB는 향후 폐암의 치료기술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기관지경으로 암세포가 있는 병변에 염색 마커를 삽입해 암 치료시 종양이 있는 정확한 위치에 방사선이 조사될 수 있도록 하거나, 절제(제거) 부위를 명확히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수술시 의료진의 판단을 돕는데 활용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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