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창간 28주년 기념 김숙희 서울시의사회장 특별대담]
 
"경제활성화를 위한 의료영리화정책? 국민 생명과 안전에 우선할 수 없다"
"서발법에서 원격의료, 규제프리존에서 의료 즉각 제외 촉구"
"수가협상결정구조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바로 잡아야"
"서울시 추진 의원 공공의료기관 설립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
 
지난해 서울시의사회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회장이 당선됐다. 제33대 회장에 당선된 김숙희 회장은 “의료 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고 특히 원격의료, 쌍벌제 등 각종 악법들이 의사들의 자존심과 권위를 짓밟고 있다”며 “15년 이상 의료계 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반드시 의사의 자존심과 권위를 되찾아 오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3년 임기 동안 회원들을 위해 불꽃처럼 살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후 김숙희 회장은 현재 의료계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본지는 창간 28주년을 맞아 많은 화제를 몰고 다닌 김숙희 회장을 만나 현재 의료계 문제점을 진단하고 향후 나아갈 길을 물었다.[편집자 주]
 
일단 김숙희 회장은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고 있는 의료 영리화 정책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우선할 수 없다며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서비스발전기본법안에서 원격의료와 규제프리존에서 의료를 즉각 제외시키고 악순환을 거듭하고 있는 수가협상결정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할 것도 촉구했다. 또 의료계 화합을 가로막고 있는 내부 갈등은 집행부와 민초 회원들 간의 소통부재가 원인이라고 진단, 소통강화로 풀어나가야 하며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의원급 공공의료기관 설립은 강력히 저지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벌써 취임한지 1년 3개월이 됐습니다. 그동안 많은 현안 문제를 접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고 또 해결책은 없습니까?
 
-먼저 의계신문 창간 28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의계신문이 창간하고 창간기념식에 참석한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28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군요. 현재 개원의들이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너무 어렵기 때문에 회원들로부터 신뢰받는 의사회를 만들기 위해 회원과의 소통을 통해 민원을 신속하게 해결해 나가는데 역점을 두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25개구를 5개 권역으로 나눠 각 부회장으로 하여금 수시로 지역회원들과 소통하며 회원들이 바라는 바를 파악하는 한편 시 회장과 25개구 회장 간 카톡방을 개설하여 민원을 수시로 파악하고 또 빠르게 해결해 나가는 ‘빠른 소통-빠른 해결’ 구조로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각 분회 병원장들을 만나 회비납부에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주문하고 또 특별분회 회원들을 위해 시의사회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많이 협의하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는 각 구회장과 회원, 특별분회의 적극적인 협조로 시의사회 100주년 기념행사를 순조롭게 마무리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감사를 드립니다.
 
서울시의사회가 의료계에서 처음으로 라디오 캠페인 광고방송을 시작했는데 일부에서는 이렇게 까지 해야 하느냐는 의견과 적극적인 활동에 찬성한다는 의견으로 갈려있습니다?
 
-방송은 국민들에게 올바른 의학상식을 제공하고 의료현안에 대한 국민공감대를 확산시켜 의사단체의 신뢰증진과 회원권익을 강화하기 위한 취지입니다. ‘100세 시대의 동반자, 100년 역사의 서울시의사회가 시민여러분과 함께 합니다’ 슬로건을 내걸고 지난 5월 16일  TBS 교통방송(FM 95.1Mhz)을 통해 첫 방송이 송출됐는데 시민들과 회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일부 오해도 있으나 앞으로 1년간 365회에 걸쳐 오후 6시 55분부터 40초간 지속할 계획입니다.   
 
최근 서울시가 의원급 공공의료기관이라는 기상천외한 발상을 들고 나왔습니다. 서울시 회원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보건의료 관련 정책으로 강력한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 탁상행정식 정책에 대해 해당 의사회 책임자로서 어떤 대안을 갖고 있습니까?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정책이라고 봅니다. 그동안 서울시장과의 간담회, 시민건강국과 소통 등을 통해 우리의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정책이라는 것을 분명히 전했고 강력히 반대한다는 입장도 전달했습니다. 市와 시의사회가 현안에 대해 같은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지하철역사내 병의원 입점문제도 그렇습니다. 일단 시의사회의 적극적인 반대로 지하철역사내 병의원 입점 문제는 유찰이 계속 되어 현재 한의원 1개만 입찰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의원급 공공의료기관 설립을 위한 조례 개정안은 일단 6월에 市의회에 상장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속 상황을 주시해 가면서 대응해 나가겠습니다.
 
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내년도 건강보험수가 3.1% 인상을 이끌어 냈습니다. 수가협상단장 입장에서 성공작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아쉽다는 표현이 정확할 것입니다. 그러나 어려운 여건 하에서 의협 수가협상단은 선방했다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수가협상단장을 맡아 공단과 협상하면서 공단의 전체 인상액(밴딩폰) 규모를 예상하고 적극적으로 협상에 들어가 3.0%의 인상을 이끌어 냈지만 더 인상안을 타결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올해에도 협상 마지막 날 새벽 2시까지 협상단을 격려하며 지켜봤는데 금년에도 공단이 전체 인상규모 약 8,200억원을 끝까지 밝히지 않아 협상에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그러나 건정심에서 2.2-2.7% 인상을 예상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선방한 것입니다. 문제는 정부가 보장성은 강화하면서 보험료 인상에는 적극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현 수가결정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수가협상은 매년 악순환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20대 국회에서는 불합리한 수가협상결정구조를 바꾸는데 의료계가 적극 나서야 합니다. 뿐만 아니라 법적으로 의료계 중앙단체인 의협이 의원수가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중앙회 위상에 전혀 맞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도 개선되어야 합니다.
 
 
동네의원들의 경영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동네의원 경영활성화 대안은 없습니까?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와 경제적이고 균형적인 의료발전을 위해서는 동네의원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마련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의료기관 종별 기능을 강화한 의료전달체계 확립과 환자 의뢰-회송을 활성화할 수 있는 적정한 의뢰-회송수가 신설, 초/재진 진찰료 현실화(인상) 및 수술/처치 수가 인상, 상담료 신설,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중소기업 세제 지원 부활 등 다양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어려운 시기에 일부 의협 산하 의사단체에서 갈등을 대화로 해결하지 못하고 법적 다툼으로 비화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는데 무엇이 문제입니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소통부재라고 생각합니다. 의협에는 각 지역, 직역, 노소, 진보 또는 개혁세력이 다 혼재해 있어 갈등해소가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또 임원과 회원 간 생각의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고, 회무/회계의 투명성을 많이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과거 관행이라는 주장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기도 합니다. 따라서 민초 회원들의 의견을 많이 듣고 소통한다면 임원과 회원 간 반목과 갈등은 많이 해소될 것으로 봅니다.
 
경제논리에 입각한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추진으로 정부와 의협 간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기조 어떻게 바뀌어야 합니까?
 
경제가 어렵다 보니 경제 활성화에 맞춘 의료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이해가 안 가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의료는 무엇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만약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해도 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큰 문제가 안된다는 발상을 가지고 있다면 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보건의료정책 입안 시 먼저 의협과 사전에 논의해야 하고 또 의협은 보건의료를 경제, 상업적 논리로 접근하는데 대한 문제점을 논리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합니다. 서비스발전기본법안과 규제프리존에서 보건의료는 즉시 빼야 합니다. 서울시의사회는 지난해부터 회원 1인 1정당 가입 및 통일펀드 가입, 구회장과 지역 구 의원과의 간담회 개최 등 의료계 정치세력화에 앞장서 왔습니다. 국회의원들과도 상시 유기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불합리한 법안들이 입법되지 못하도록 꾸준히 대처해 나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김숙희 회장은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사상가인 톨스토이가 남긴 명언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현재, 가장 중요한 사람은 현재 관계하고 있는 그 사람, 가장 중요한 일은 현재 관계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을 좋아한다는 말로 끝을 맺었다.
 
김숙희 회장은...
고려의대 졸, 산부인과 전문의, 산부인과학회 부회장, 의협 정책이사, 대한의학회 홍보이사, 관악구의사회장, 세계여자의사회 2013 서울총회 사무총장, 고인라이온스클럽 회장, 한국여자의사회 이사, 고려의대교우회 부회장, 의약사평론가회 이사, 임상보험학회 홍보이사, 관악장학회 이사,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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