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소송에서 1심 판결에 대한 항소율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인 신현호 변호사는 21일 `의료소송 감정상의 문제점"이라는 논문에서 의료소송 1심에서 원고 청구 인용률이 크게 떨어진 2001∼2002년 이후 항소율이 증가하고 있으며 이 같은 원인은 판결의 설득력이 점차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최근 16년간(1989∼2004년) 1심의 원고 청구 인용률은 1989년 78.6%, 90년 73.5% 등 70%대에서 91년 67%, 93년 68.6% 등 60%대로 떨어졌고 2002년 이후 3년간 55% 미만(02년 54.5%, 03년 51.6%, 04년 53.1%)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항소율도 1989년 23.5%에서 95년 30.5%, 99년 48.1%, 2000년 52%, 2002년 63.6% 등으로 높아졌고 지난해에는 71.1%로 역대 최고의 항소율을 나타냈다.

신 변호사는 "항소율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진료기록 감정결과에 대한 불신 때문"이라며 "환자는 대개 진료기록이 위ㆍ변조되거나 부실 기재됐다고 주장하는데 법원에서 이 같은 기록을 전제로 감정을 하는 것에 불신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내에서는 소송 초기에 진료기록ㆍ신체 감정 등 감정 절차를 적극 밟지 않는 경우 법원의 직권이나 상대방의 신청에 따라 각하될 수 있다"며 "특히 집중심리제가 도입되면서 변론준비 절차에서 모든 증거방법을 한꺼번에 신청하도록 하고 있어 쟁점이 정리된 뒤에 감정을 신청하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집중심리제가 도입되면서 재판의 신속성이 확보됐을지 모르지만 정확성은 떨어졌으며 1회 변론종결 원칙 하에 증인ㆍ검증 같은 증거절차가 제한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고 당사자 본인신문 신청은 잘 받아들이지 않거나 인증서로 대체해 당사자의 불만이 커지고 있으며 지나친 과실 상계도 항소율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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