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의 엔트레스토(성분명 발사르탄·사쿠비트릴)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면서 국내 심부전 치료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했다는 기대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존 ACEI(안지오텐신전환효소 억제제)나 ARB(안지오텐신 수용제 길항제)가 가졌던 한계를 극복, 생존율을 개선했다는 이유에서다. 
 
엔트레스토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심부전에 대한 1급 치료제로 권고됐다. 임상현장에서 의사들이 이 약제를 사용해야 할 이유가 더 커진 셈이다.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해외에서는 벌써부터 블록버스터급 약물 탄생의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출시된 이 약은 올해 전 세계 매출이 2억 불(약 2,500억 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으로 50억 불(약 6조 원)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구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에도 기존 표준치료제와 엔트레스토를 비교하는 임상연구를 강행, 사망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을 입증한 것도 한 몫 했다. 신약의 시장 진입에 있어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근거 제시가 중요한 만큼 성공적인 시장 안착에 초석을 다진 것이다. 
 
 
이 약이 주목을 받는 데에는 ‘+알파’ 효과에 있다.
 
현재 심부전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ACEI와 ARB를 비롯해 알도스테론 길항제(MRA)와 베타 차단제(Beta Blocker) 등이 있다. 
 
지금까지 심부전 약들이 혈관수축 및 혈압상승과 관련된 생리활성물질을 억제하거나 나트륨 대사에 관여하는 호르몬 차단을 통해 이뇨 작용을 기대했던 데 반해 엔트레스토는 2중 억제 효과를 가진 ARNI(Angiotensin Recetor Neprilysin Inhibitor) 계열 화합물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혈관 확장에 관여, 효과를 담보한다는 데 시장 성공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ARB인 발사르탄과 네프릴리신 억제제인 사쿠비트릴을 복합, 수분과 나트륨을 재흡수함으로써 혈압 상승과 관련있는 RAAS(레닌 안지오텐신 알도스테론 시스템)를 억제해 심장의 기능저하로 인한 부담을 감소시킨다.
 
안지오텐신II의 작용부위에서 상리적 작용을 차단, 알도스테론의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혈관 확장 및 심장의 부담을 줄이게 되는데 이는 이뇨와 혈관 확장 작용에 관여하는 펩티드성 호르몬인 나트륨이뇨펩타이드(natriuretic peptide)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것에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패러다임-HF(PARADIGM-HF) 연구에 따르면 엔트레스토는 현행표준약물인 에날라프릴(ACEI) 치료군에 비해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과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각각 20%, 16% 감소시켰으며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도 21% 낮춘 것으로 확인됐다. 십여 년간 정체됐던 치료제 개발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격이다. 
 
특히 현재로선 직접적인 경쟁 제품도 없는 상황이어서 후발 주자가 나오지 않는 한 시장 잠식에 대한 전망도 밝다. 다만 연 4,500 불이라는 비싼 약가는 환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2009년 10만 명이 채 되지 않았던 국내 심부전 환자수는 2013년에 11만 6천여 명으로 늘면서 5년간 20% 이상이 증가했다. 진료비도 같은 기간 약 473억 원에서 743억여 원으로 급증, 60%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심부전 치료의 알고리즘을 바꿀 것으로 보이는 최초 약물에 대한 가이드라인의 지각변동이 있었던 만큼 치료제 세대교체에 대한 기대가 증폭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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