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두 잔의 가벼운 음주도 암을 일으킬까?” “비타민 D 보충제는 필요한가”” “일일 소금권장량, 높여야 하나?” “이상지질혈증 환자, 콜레스테롤 높은 음식 문제없다?”

최근 우리사회에 대두되고 있는 건강관련 이슈들이다. 대한가정의학회(이사장 양윤준)가 이 같은 핫 이슈를 주제로 ‘핫 리서치 토크쇼’를 벌였다. 지난 5월 21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진행된 이번 토크쇼는 명승권 교수(국립암센터 국제암대학원대학교 암관리정책학과)의 시회로 각 분야별로 가정의학 전문의가 나와 발제 후 청중과 뜨거운 토론을 벌였다.

먼저 ‘하루 한두 잔의 가벼운 음주도 암을 일으키는가’에 대해 명승권 교수가 발제했다. 이에 앞서 지난 3월 21일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는 세계보건기구가 지정한 ‘암 예방의 날’을 맞아 ‘국민 암예방 수칙’ 가운데 하나인 ‘술은 하루 2잔 이내로 마시기’ 수칙을 ‘하루 한두 잔의 소량 음주도 피하기’로 바꿨다.

이는 유럽연합(EU)에서도 비슷한 암 예방수칙을 개정하였고 기존의 역할결과를 종합한 메타분석에서도 가벼운 음주가 암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날 명 교수는 유럽연합이 기존의 역학 자료를 잘못 인용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역학연구결과를 올바로 해석하지 못한 결과 라는 주장을 폈다.

그는 하루에 1표준잔, 알코올 양으로는 12g(캔맥주 355ml 1캔에 해당) 정도의 가벼운 음주는 술을 마시지 않는 경우보다 환자-대조군 연구결과를 종합했을 때 구강인두암, 식도암, 대장암, 간암 등의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코호트 연구결과를 종합했을 때는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밝혔다.

같은 주제에 대해 환자-대주군의 연구결과와 코호트연구결과가 다르게 나왔다면 선택비뚤림과 회상비뚤림 등의 제한점이 있는 환자-대조군 연구결과보다는 코호트연구결과를 보다 신뢰하기 때문에 가벼운 음주가 암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결론은 내릴 수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유럽연합의 경우 일부 암종에서 중등도(하루 1~2잔 이상) 음주자료 혹은 전반적인 음주자료를 가벼운 음주자료(하루 1잔)라고 잘못 인용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명 교수는 이번에 개정된 음주 관련 암 예방수칙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두 번째 이슈인 ‘비타민 D 보충제, 필요한가’는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가 발제했다. 그는 지난해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비타민 D 결핍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 환자는 2009년 2천여명에서 2013년에는 1만8천여명으로 4년 동안 9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토론에 참가한 의사들은 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비타민 D 결핍증 호나자가 실제로 증가한 것이라기 보다는 개원가에서 최근 들어 비타민D 혈중농도 측정을 많이 하면서 질병명을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폈다. 특히 비타민D 결핍증을 진단하기 위해서 사용되는 혈중 비타민D 농도 기준이 15ng/mL(나노그램 퍼 밀리리터)부터 30ng/mL까지 다양하며 아직까지 확립된 기준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비타민D 혈중농도가 기준보다 낮은 사람에게 보충제를 투여했을 때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임상적 근거가 충분한지에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세 번째 이슈는 현대 우리 국민들이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일일 소금권장량 문제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조비룡 교수가 발제했다. 현재 세계보건기구에서 권장하는 일일 소금권장량은 5g 미만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이 보다 약 2배가 많은 약 10g을 섭취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비슷하고 서양도 8~9g 정도 섭취하고 있다. 그런데 2014년 미국고혈압저널에 발표된 메타분석 결과, 23편의 코호트 연구와 2편의 임상시험을 종합하여 하루에 소금을 6.6g에서 12.3g을 섭취하는 사람들이 이 보다 적게 섭취하는 사람들에 비해 사망률과 심혈관질환 발생이 낮다는 보고가 나왔다. 즉 너무 짜게 먹는 것 뿐 만 아니라 너무 싱겁게 먹는 것도 건강에 해로울 수 있어 WHO 소금 권장량에 대한 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마지막 이슈인 콜레스테롤 문제다. 인제의대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가 발제했다. 2015년 2월 미국 음식섭취권고안 자문위원회는 음식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의 섭취제한 권고안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을 복지부에 보고했다. 이는 음식에 들어있는 콜레스테롤이 혈중콜레스테롤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경비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2013년 영국의학저널에 이전까지 달걀을 매일 섭취하는 경우 관상동맥질환이나 뇌졸중의 위험을 높이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적지 않은 의사들이 이상지질혈증 환자에 대해 콜레스테롤 농도를 조절할 목적으로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가급적 피할 것을 권유해왔는데 이제는 이런 권유를 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번에 가정의학회가 처음으로 도입한 ‘핫 리서치 토크쇼’는 일차의료 의사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이슈들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관심을 끌었으며 긍정적인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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