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약 시장을 주도해 왔던 DPP-4 저해제가 SGLT-2 억제제의 시장 잠식으로 성장이 주춤하고 있다. SGLT-2 억제제가 새로운 기전의 신약인 만큼 체중 감소와 혈당강하 등 추가적인 임상적 혜택까지 제공한다는 이유에서다. 기존 치료제도 혈당강하 효과가 있었으나 인체 내 인슐린 분비를 자극하는 등 기전적으로는 모두 인슐린에 의존했었다.
SGLT-2 억제제는 한동안 당뇨병성 케톤산증(DKA) 부작용으로 인해 안전성이 도마위에 오르기도 했었지만 이마저도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은데다가 치료옵션의 확대를 요구했던 환자들의 기대를 꺾지는 못했다.
현재 국내 허가된 SGLT-2 억제제는 아스트라제네카 포시가(다파글리플로진), 한국베링거인겔하임·한국릴리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 한국얀센 인보카나(카나글리플로진), 아스텔라스제약 슈글렛정(이프라글리플로진L-프롤린) 등 4종이다.
이 중 포시가가 주목 받는 데는 국내 허가된 4종의 SGLT-2 억제제 중 설포닐우레아와 2제 병용 요법 시 급여가 인정되는 유일한 약제라는 점이다.
먼저 설포닐우레아가 β-세포로부터 인슐린 분비를 직접 자극하는 약리적 기전을 가진 만큼 β-세포의 기능이 저하되면 단독요법만으로는 충분한 혈당 조절이 안되기 때문에 포시가와의 병용요법을 통해 설포닐우레아에서 충족할 수 없었던 공백을 메우게 된다. 포시가가 β-세포와 무관한 작용기전을 가졌기 때문이다.
저혈당은 2형 당뇨병 환자 치료에서 심혈관계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됐는데 실제로 104주간 진행된 연구에서 포시가의 저혈당 발생률은 4.2%로 설포닐우레아 계열인 글리피지드의 45.8% 대비 10배 이상 낮은 수준이었다.
이는 급여 혜택이라는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인슐린 의존적인 치료제의 한계점으로 나타났던 장기간 당화혈색소(HbA1c) 유지의 문제라는 임상적 결과와도 직결된다.
특히 설포닐우레아는 체중 증가와도 관련 있어 2제 병용요법이 강조되고 있다. 국내 당뇨 환자 4명 중 3명은 과체중이거나 비만 환자인 상황에서 치료제로 인해 체중 증가가 나타날 경우 이는 약물 순응도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약물 순응도가 낮은 경우 결과적으로 입원 및 질병 비용의 증가를 초래하게 된다.
국내 당뇨병 환자 중 70% 이상이 비만이나 과체중을 동반, 50% 이상은 고혈압을 지니고 있는 상황에서 체중, 혈압 등 당뇨와 관련된 모든 위험인자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국내 허가된 SGLT-2 억제제 중 가장 넓은 범위의 급여를 적용 받고 있는 포시가가 2·3제 병용요법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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