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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이혼
순천향대서울병원 소아정신과 이연정 교수
2016년 03월 03일 (목) 09:35:06 김은희 기자 news@medworld.co.kr

심리적 어려움이 있을 때 마다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되어 입·퇴원을 반복하던 8세 여아.
건강하게 지내다 최근 입원치료로도 개선되지 않는 아토피 피부염으로 인해 고생하고 있다.
여아는 심리적 어려움이 없다고 하였으나 보호자 정보에 따르면 아토피 피부염이 악화되는 시점에 부모님이 별거를 시작하고 최근 이혼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평소 산만하고 부산하기는 해도 별다른 문제가 없던 11세 남아.
작년 11월경 눈을 깜박거리는 틱이 발생하였으나 엄마는 시간이 지나면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 지켜보고 있었는데 점점 심해지더니 2016년이 되면서 수시로 “음- 음-”거리는 등 음성틱까지 생겼다며 병원을 방문하였다. 부모가 성격차이로 인해 마찰이 많았다가 올 초 이혼을 결정했고 남아에게 말은 하지 않았지만 남아가 눈치를 챈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이혼율이 세계 3위로 꽤 높다. 이처럼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발생한 자녀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는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된다. 부모 자신들에게도 이혼은 정신적 고통이 상당하지만 아이들에게는 상실과 버려짐, 고통과 슬픔, 변화와 불확실성을 뜻하며 이는 부모가 느끼고 상상하는 그 이상의 정신적 고통을 준다.

부모의 이혼을 경험하더라도 아이들의 나이, 성격, 형제자매 영향, 부모님의 대응법 등에 따라 경과는 다양하다. 큰 문제없이 지나가기도 하고, 초반부터 문제가 두드러지기도 하지만 수년이 지난 후 드러난 문제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기도 한다.

부부문제가 조율되지 않아 결국 헤어지기로 결정했다면, 아이들에게 이혼을 사실대로 이야기해야한다. 간혹 아이가 상처받을까봐 쉬쉬하는 부모도 있으나 대부분의 아이들은 눈치로 다 알고 있다. 정확한 사정을 모르는 경우 학령전기 아동들은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기 때문에 부모의 이혼이 부모님 말씀을 잘 듣지 않은 자신 탓이라고 오해하며 부적절한 죄책감을 느낄 수도 있다.

따라서 솔직하고 간단하게 이야기해야 한다. 그렇다고 부모들의 문제점과 헤어지는 이유를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줄 필요는 없다. 엄마, 아빠가 따로 살면 다투지 않고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같아 부모가 이혼을 결정한 것이며 아이들이 잘못해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설명해줘야 한다.

이혼을 결정한 초기 아이들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부모들이 가능한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서로를 우호적으로 존중해준다면 자녀가 느낄 심리적 어려움은 줄어들 수 있다. 이혼 후에도 기존의 가정 내 규칙과 생활을 유지해야한다. 부모의 죄책감으로 인해 아이들을 느슨하게 풀어준다면 아이들은 더 혼란만 겪게 된다.

이혼 시 아이들은 부모에게 버림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따라서 지금 이혼을 하기는 하지만, 엄마아빠는 너무 사랑해서 결혼했고 그 사랑 속에서 네가 태어났으며 지금도 엄마, 아빠는 너를 많이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줘야 한다. 그리고 앞으로 어떤 부모와 함께 살고, 떨어져 사는 부모와는 얼마나 자주 만나며, 생활이 어떻게 달라질지 미리 이야기 해준다면 아이가 느낄 두려움과 걱정을 줄여줄 수 있다.

부모 자신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이와 부부갈등이나 심리적 어려움을 상의해서는 안 된다.
이혼 후 슬프고 답답하여 아이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의지해야할 대상이지 그 반대가 되서는 안 된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추상적 사고능력, 판단력, 감정조절 능력 등이 발달과정 중에 있기 때문에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부모와 주변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부모는 어른이지만 어른이더라도 힘들 수 있다. 스스로 감당하기 힘들다면 가까운 친구, 가족, 종교 혹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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