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금산(鑄錦山?813.6m)은 한북정맥 운악산 원줄기가 수원산(水源山)의 서파고개에서 남으로 가지 쳐진 줄기에 첫 번째로 솟구친 산이다. 옛 이름은 비단산이었다. 가을 단풍이 특히 아름다운 산이다. 비단을 쌓아놓은 듯 아름답다고 칭송받는 산이다.

포천군 내촌면에는 베어스타운 스키장이 생겨 등산인은 상당히 줄었다. 주금산과 서리산을 연결하는 수려한 계곡 수동천은 여름철 물놀이 계곡이다. 옛날 풍류를 즐기던 선비들이 계곡에 거문고를 숨겨놓고 다녔다하여 이름을 얻은 비금계곡은 인기 있는 주금산 등산로다. 서울에서 일동, 이동지역의 산을 찾을 때는 국도 47번을 따라 가게 되며 47번 국도는 한북정맥의 회랑이자, 산업군사도로의 큰 몫을 하고 있다.
주금산(鑄錦山?813.6m) 독바위 바위봉우리에 서면 가평과 포천, 남양주 일대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주금산은 경기도 동부의 화려한 바위전망대다.

자칫 잘못 발음하면 “죽음산”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주금산은 부정적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불릴 주(鑄)’에 ‘비단 금(錦)’을 쓴다. 산 아래에서 보면 산세가 비단이 펄럭이는 듯해 ‘비단산’으로도 불렀음을 감안하면 ‘비단을 녹인 듯 결이 고운 산’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산 동남쪽 아래 수동면 비금리(내방2리)의 ‘비금계곡’에서 유래한 산 이름이라는 해석이 설득력이 있다. 비금계곡이 주금산보다 앞서 알려진 이유도 한몫한 셈이다.

주금산은 수도권의 알려지지 않은 ‘명산’이다. 잘난 산세에 비해 비교적 등산객이 적은 건 서울에서 가깝지만 교통이 그다지 편하지 않기 때문이다. 산이 포천, 가평, 남양주의 경계에 있어 어느 자치단체의 중심과도 가깝지 않다. 주금산의 주능선이 북에서 남으로 직선으로 뻗어 있어 원점회기 코스를 잡기가 쉽지 않지만 남양주시 수동면의 몽골문화촌을 기점으로 하면 가능하다. 반대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내촌면 쪽이 버스편이 많아 접근이 편하다.

산의 서쪽인 포천시 내촌면 토박이들은 ‘독바위산’이라고도 부른다. 큰 장독처럼 생긴 큰 바위가 서쪽으로 툭 튀어나와 있기 때문이다. 큰 시루를 엎어 놓은 듯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끝물스키’를 즐기던 스키어들은 ‘베어스타운 뒷산’으로 여긴다. 스키장은 산 북서쪽 기슭에 있어 베어스타운 스키장이다. 발왕산 스키장처럼 그렇게도 부른다.

옛날 선비들이 이 산에 놀러왔다가 거문고를 숨겨뒀다 해서 비금계곡으로 불리었는데 이 겨울철처럼 갈수기에도 맑은 물이 흐르고 있어 물소리 화려한 암반계곡이다. 낙목한천의 계절, 바람이라도 불어오면 추위에 떠는 나무들, 산 색깔은 회색이나, 풀숲의 냄새는 향기롭고, 요란스럽게 잎새를 떨고 있는 참나무와, 솔잎 냄새는 찬 공기와 함께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며 툭툭 소리 내어 산행의 분위기를 이끈다.

겨우내 얼었던 산길이 녹아내리면서 질퍽거리는 날 특히 낙엽이 쌓인 길에서는 눈길을 걸을 때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 그래서 일교차와 계절 변화는 예고 없이 찾아올 수도 있어 등산복을 착용하고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고 등산하고 있는 산이 변하고 있는 만치 항시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

주금산은 옛적엔 불기산(佛岐山)으로도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가평군 상면 상동리에 불기골, 불가마을, 불기고개가 있다. 예전에는 불기고개를 혼자 넘어선 안된다고 할 만큼 여우나 늑대가 많은 첩첩산중이었다. <가평군지>에는 상동리의 ‘돌아우마을’은 혼자 고개를 넘는 선비를 ‘돌아오우, 돌아오우’하고 애타게 불렀으나 그냥 넘었다가 ‘짐승밥’이 됐다는 전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주금산은 운악산에서 천마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주능선에 자리하며 남동쪽으로 서리산(832m), 축령산(879m)으로 이어지고, 서북쪽 산자락에 베어스타운 스키장과 수동천 상류의 비금계곡이 있다. 주금산은 그 산세가 아기자기 하다. 그 능선은 길지는 않으나 오르내림 산행을 해야만 한다.

능선에 주름이 많아서다. 주금산은 초반부 아래쪽은 육산이지만, 정상 부근에 이르면 바위봉우리의 돌길이 이어지니 쉽게 보아서는 않된다. 단조로운 등산로가 아니며 그저 아기자기하다.

주금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남양주시 수동리 비금계곡이나 포천시 내촌면과 가평군 불기고개에서 올라가는 코스가 3~4개 있다. 최근에는 주로 비금계곡 코스를 많이 이용한다. 서울에서 직행버스가 있으며 몽골문화촌도 들를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다.

남양주시 수동국민관광지의 몽골문화촌은 남양주시와 몽골 울란바토르시가 자매결연을 맺어 2000년 4월 총 5억 예산을 들여 개관했다. 몽골 전통주거형태인 텐트 ‘게르’, ‘마차형 게르’, ‘몽골 문화전시장’ 등을 전시하였고 2003년부터 2006년까지 3년간 56억 예산을 들여 6만 8000평의 문화촌을 완성하였다. 문화교류 증진에 매진하면서 2002년부터 몽골 전통춤, 악기연주, 기예, 서커스, 마술 등 몽골 고유공연에 나서고 있어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공연장 우측으로 난 길이 주금산의 들입목이자 비금계곡 입구가 된다. 동남쪽 능선을 타고 바위봉을 지나 정상에 오른 뒤 바위봉을 거쳐 남쪽 능선을 타고 시루봉에서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과 정상에서 사기막 평사교로 하산하는 길이 있다.

포천시 내촌면에서 오르려면 사기막 평사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합수곡에서 계류를 건너 계곡을 따라 올라가다 가파른 돌길과 폭포를 거쳐 왼쪽 능선길로 고개를 오른 뒤 억새풀밭을 지나 남쪽 능선을 타고 정상에 오른다. 하산은 정상에서 암릉 서쪽을 따라 암봉 남쪽 밑 신선당을 지나 능골로 내려가거나 남동쪽 능선길을 따라 비금리로 내려간다. 어떤 코스든 3시간 정도면 왕복이 가능하다.

등산 Expert들은 불기고개에서 곧바로 치고 올라 정상에 오른 뒤 비금계곡 쪽으로 하산했다고 하는데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됐다고 한다. 등산은 기록경기가 아니다. 꼭 정상을 밟아야 되는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신과 똑같은 신체구조를 가진 사람도 없다. 내 자신의 능력에 맞는 등산이 필수적이다. 선두를 다투지 말자. 안내 등산을 가보았던 기억을 더듬어 본다. 가이드가 꼴찌시군요! 안내등반은 주어진 시간 내에 도착해주면 되는 게 아닌가.

등반코스가 여럿 있지만 주금산의 들입목은 비금리 입구로 잡는 것이 좋아보였다. 누구나 한 시간 정도 오르면 8~9분 능선 공터에 이를 수 있어 좋아보였다. 정상까지는 500m정도가 된다. 그 공터엔 주금산에서 가장 유명한 ‘독바위’가 가까이 있고, 그곳은 정상보다 훨씬 경관이 좋아서 정상대접을 받을만한 곳이기 때문이다.

몇 년 전 보다도 서울 근처의 산 정상에서는 조망산행이 점차 어려워졌다. 그래도 국사봉, 운악산, 서리산, 축령산, 철마사 그리고 천마산을 바라볼 수 있어 즐거웠다. 주금산의 또 다른 이름이 ‘독바위산’이라고 할 정도의 ‘독바위’는 주금산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30m는 넘어 보이는 독바위는 마치 거대한 항아리를 엎어 놓은 모양이다. 예전에는 덕암(德岩)이라고도 불렀다고 한다. 이제 신문방송에선 음력설도 지났으니 봄 타령에 열을 올릴 게다. 독바위는 이제 간절기에 더 고풍스러워 보이고, ‘氣’를 팍팍 느끼게 할 것이다.

독바위에 정신이 팔리다 보면 주금산 정상비는 자칫 잊을 수 있다. 북서쪽 능선행은 지그재그 돌길이다. 북서쪽 능선 따라 300m쯤엔 정상비석이 있다. 주금산 정상에도 두 자치단체가 세운 표지석이 눈길을 끈다. 주금산도 전화를 입은 산, 맹호부대 나라사랑 태극기 사랑, 네모난 대리석1983.

주금산 정산은 813.6m, 가평군 상면 상동리 산 86번지. 서북능선 타면 베어스타운으로 가는 하늘길이요, 몽골문화촌으로 다시 가려는 등산객은 정상 눈도장 찍고 독바위 갈림길로 되돌아가야 한다. 갈림길에서 예전에 군부대터와 폐벙커를 지나 동쪽으로 난 능선을 따라 내려선다.

Helipad 위쪽은 야영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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